섬마을 선착장 수상한 검은 봉지…낚시꾼들 누구기에, 마약 조직 검거

강소영 기자I 2024.11.19 12:04:15

전남 한 섬마을서 이뤄진 외국인 마약 거래
제보자, 마약 거래 장소·시간 구체적 언급
낚시객으로 위장한 형사들, 잠복 끝에 대거 검거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낚시꾼으로 위장한 형사들이 전남의 한 섬마을에서 마약을 유통·판매한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대거 검거했다.

서해해경청 마약수사대 경찰관이 외국인 마약 사범들을 경비함정으로 호송하고 있다. (사진=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18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전남 도서지역에서 마약을 유통·판매한 불법체류 외국인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전남 해남군 일대에서 외국인들의 마약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제보자는 구체적인 거래 장소와 시간을 언급했고 형사들은 마을 선착장 일대에서 낚시객으로 위장해 잠복수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경찰 신분을 감추기 위해 문신이 새겨진 토시까지 구매했다.

그렇게 잠복하던 형사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온 외국인이 정박 중인 선박에 검은색 비닐봉지를 전달하는 장면을 포착해 수사와 잠복을 거듭한 8개월 만에 태국 국적 불법체류자 A씨(20대)를 검거했다. 이후 A씨 SNS 게시물 분석을 통해 도주한 공범들의 소재를 파악해 검거했다.

검거된 16명은 모두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체류 기간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등은 올해 2월 5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약 8개월 동안 해남, 진도 등 전남 서남부 도서 지역에서 외국인 선원들에게 합성마약 야바 또는 대마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밤 시간대에 소형 선박을 타고 어선과 접선해 마약을 거래했고 인적이 없는 섬 지역 야산에서 마약용 대마를 직접 재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시가 3억 원 상당의 대마 3kg을 발견하기도 했다.

해경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급책과 판매책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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