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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취업비자 신청 3분의 1 토막…인도 IT업계 "타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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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8.26 10: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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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회계연도 등록 21만건…팬데믹 때보다 적어
인도 IT "5년새 H-1B 고용 급감, 현지 채용 전환"
백악관, 신원보증 수수료 10만3000달러 제안
지난해 IT 인력 1만5100명 인도로 유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전문직 취업비자(H-1B) 신청이 3년 만에 3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최대 수혜국인 인도 IT업계가 현지 채용으로 갈아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수수료를 대폭 올리기 전부터 이미 수요가 빠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전문직 취업비자(H-1B) 수수료 10만달러 부과 등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전문직 취업비자(H-1B) 수수료 10만달러 부과 등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사진=AFP)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7회계연도 H-1B 정식 등록 건수는 21만1600건으로, 75만8994건이던 2024회계연도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H-1B는 미국 기업이 전문 분야의 외국 인력을 채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로, 오랫동안 고학력 외국인이 미국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 미 시민권이민서비스국(USCIS)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에 승인된 H-1B 청원의 약 71%가 인도 출생자였다.

인도 IT업계는 이미 H-1B 의존도를 낮췄다며 예전만큼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3150억달러(약 435조8000억원) 규모의 인도 IT산업을 대표하는 단체인 나스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에 진출한 인도 IT기업의 H-1B 고용이 최근 5년 새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현지 채용을 늘린 결과라는 설명이다.

나스콤은 인도 IT기업들이 미국에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교육에 투자해왔다는 점도 함께 내세웠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 제시한 약 10만3000달러(약 1억4250만원)의 H-1B 신원보증 수수료는 미국 기업이 단기간의 인력 공백을 메우도록 돕는다는 제도 본래 취지에 비춰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이 전날 내놓은 이번 제안은 미국인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이 제도를 옥죄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이은 시도 가운데 하나다. 지난 6월 연방법원이 첫 10만달러(약 1억3835만원) 수수료 정책을 무효로 하자, 행정부는 이에 항소하는 한편 규제 절차를 밟아 새 수수료를 제안했다.

인도 IT업계의 반응은 지난해 첫 행정명령 때보다 차분했다.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인도 증시의 니프티 IT지수는 이날 0.6% 올랐다. 이 지수는 인공지능(AI) 확산 압박과 성장 둔화에 눌려 올해에만 시가총액이 600억달러(약 83조원) 넘게 증발한 상태다.

인도의 대형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업체들은 그동안 H-1B를 가장 많이 쓰는 기업으로 꼽혔지만, 1년 넘게 투자자들에게 의존도가 낮아졌다고 거듭 설명해왔다.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는 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 인력을 “상당 부분 현지화했다”며 해당 회계연도에 H-1B로 미국에 건너간 직원은 500명 남짓이라고 밝혔다. 위프로는 지난해 10월 미국 인력의 80% 이상이 현지 채용이라고 했고, 인포시스도 미국 직원 대다수는 비자가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보다 훨씬 앞서 시작됐다. 인도 IT기업들은 트럼프 1기 때 이민 규제가 강화되자 미국 현지 채용을 늘리고 현지 거점을 확충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인도에서 원격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대폭 늘려 이런 흐름에 속도를 붙였다.

다만 비용 부담은 남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BOB캐피털마켓의 기리시 파이 애널리스트는 인력 규제가 강해지면 미국 현지에서 수행하는 업무의 매출 비중이 커져 수익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의 이민 규제 강화가 오히려 인도에 득이 됐다는 연구도 있다. 올해 경제전망논집(JEP)에 실린 논문은 H-1B 발급 한도와 긴 영주권 대기 기간이 일부 숙련 인력을 인도에 붙잡아두는 한편, 미국에서 경험을 쌓은 인력의 귀국을 유도해 인도의 IT 인력 기반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인도 벵갈루루의 인재 컨설팅업체 엑스페노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로 돌아온 IT 인력은 약 1만5100명으로 2024년 9800명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도 집계 시점까지 7300명이 귀국했다.

블룸버그는 “인도 IT기업들이 H-1B 사용을 줄여온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고숙련 비자 규제에 예전보다 덜 노출돼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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