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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23년 레인보우로보틱스에 868억 원을 투자하며 14.7%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작년 12월 30일 콜옵션(특정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며 35% 지분율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누적 투자 금액은 총 3500억 원에 달하며, 추가로 458만 주에 대한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행사할 경우 지분율은 60%까지 상승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이 15%를 넘어서며 공정위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됐다. 기업결합 심사는 인수측이나 피인수 사업자 중 한쪽이 매출액·자산이 3000억원이 넘고, 다른 한쪽이 300억원을 넘을 경우 대상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매출액은 100억원 수준이지만, 자산이 1000억원을 넘어 신고 대상이다. 작년 연말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최대주주 변경예정일자를 다음달 17일로 잡은 만큼 그전까지 합병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업결합은 국내 로봇 시장에 독과점 등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은만큼 통상적인 절차대로 한 달 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승인이 완료되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임원 겸임 등 경영 전반에 개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글로벅 빅테크 기업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AI의 다음 격전지로 주목하고 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도 올해 CES 기조연설에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등장해 “로봇의 챗GTP 순간이 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도 더 늦기전에 휴머노이드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열린 CES 2025에서 “삼성전자가 로봇 분야에서 빠르다고 볼 수 없지만 우리도 투자해서 기술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도 휴머노이드(로봇)까지 같이 간다.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진출 의사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로봇사업에 대한 의지를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기업결합 이후 삼성전자는 사명 변경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을 고려해 ‘레인보우’를 빼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로보틱스’가 유력해보이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점령군처럼 사명에 삼성을 붙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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