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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대선 후보들이 짧고 유쾌한 영상 메시지로 공약을 소개하는 ‘숏폼(short-form)’ 콘텐츠가 연일 화제인 가운데, 이른바 ‘쇼츠 민심’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1월8일 유튜브 쇼츠로 첫 ‘59초 쇼츠’ 공약 영상을 올린 이후 3일 오전 기준 ‘윤석열’ 채널(23개, 약 400만뷰)과 ‘오른소리’ 채널(24개, 약 820만뷰)에서 총합 약 1220만뷰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이재명 후보는 ‘이재명’ 채널(77개, 약 280만뷰)과 ‘델리민주’ 채널(26개, 약 90만뷰)에서 총합 약 370만뷰의 누적 조회수를 올렸다. 양 후보 간의 누적 조회수 격차는 3배 이상이다. 이 후보의 쇼츠 콘텐츠 수가 2배 더 많은 점을 고려하면 조회수 격차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유튜브 쇼츠는 여야 대선캠프가 공통으로 이번 대선에서 온라인 민심을 좌우할 핵심 플랫폼으로 꼽은 격전지다.
윤 후보 선대위 홍보미디어본부 홍보2단장인 이영 의원은 “지금은 유튜브 쇼츠, 페이스북 몇 줄 메시지로 공약과 비전을 실시간 전국 전파하는 시대”라고 했고, 이 후보 선대위 채광석 콘텐츠그룹장은 “쇼츠가 ‘밈’(Meme·인터넷에서 시작된 유행이나 유행어가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에 퍼지며 2차 창작 또는 패러디되는 현상)으로 이어져 유권자들의 반응이 즉각적이면서도 큰 힘을 발휘하는 게 최근 디지털 선거운동의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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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원희룡 얼굴 전면 내세운 효과 톡톡
윤 후보 캠프에선 59초 쇼츠의 아이디어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 후보 캠프에선 ‘쌀집 아저씨’로 유명한 스타 PD 출신 김영희 홍보소통본부장이 쇼츠 콘텐츠 전략을 이끈다. 두 후보 캠프 모두 쇼츠에 콘텐츠 역량을 집중했지만, 대중의 관심 격차가 크게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윤 후보 측에서 윤 후보를 비롯해 이준석 대표,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직접 얼굴을 전면에 내세워 등장한 것이 화제성을 크게 일으킨 요인이라 지목했다. 실제로 이 셋의 얼굴이 썸네일로 나온 영상은 모두 최소 10만뷰 이상 기록 중인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는 몇 천뷰에 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영 의원은 “탈권위적인 모습으로 유권자에 다가가는 후보와 지도부의 수평적 소통 방식도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이제는 선거운동도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에 접목해야만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반대로 이 후보 쇼츠의 핵심 콘텐츠인 ‘소확행’ 공약 영상은 미스코리아 경남 진 출신의 전은화 아나운서가 공약 알리미로 활약 중인데, 대부분 콘텐츠는 각 1만뷰를 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직접 등장해 탈모 공약을 발표한 ‘심는다’ 쇼츠가 135만뷰를 기록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지난 11일부터 김영희 본부장이 자신의 히트 예능작 ‘나는 가수다’를 본떠 만든 민심 청취 프로그램 ‘불가수’도 조회수가 저조해 화제성이 떨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