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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자본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자산 원화환산액, 통화파생상품 관련 신용위험 등이 늘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불어나 이 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2분기 말 국내 은행의 외화 RWA는 2022년 1분기 말 대비 약 50% 증가했다.
한은은 이렇게 늘어난 외화 RWA가 총자본비율을 올 1분기 말보다 0.46%포인트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2022년 이후 누적된 환율 상승분을 감안할 경우 국내 은행은 그간 총 1.5%포인트 가량의 자본 비율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환율 흐름이 반대로 돌아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8월 말 환율은 6월 말보다 165원 낮아졌다. 한은은 과거 원·달러 환율이 100원 하락할 때 은행 총자본비율이 약 0.3~ 0.4%포인트 개선됐던 점을 토대로 7~8월 환율 하락분만으로 약 0.5~0.6%포인트의 추가 자본 버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2022년 이후 환율 상승으로 발생한 자본 부담의 약 3분의 1을 두 달 만에 덜어내는 셈이다.
자본 비율에 여유가 생기면 은행은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한은은 “은행의 자본 버퍼가 늘어나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여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고환율이 은행 유동성에 미친 충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환율이 오르면 통화파생상품 평가손실에 따른 증거금 납입 부담이 늘어나지만, 올해 2분기 말 변동 증거금 규모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의 70% 수준에 그쳤다. 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6월 말 114.0%로 감독 기준을 웃돌았다.
증권사와 보험사도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성은 커졌지만 재무 건전성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한은의 평가다. 증권사의 외환위험액은 총위험액의 3.4%에 그치며, 보험사는 상당 부분 환헤지를 통해 환율 변동의 직접적인 충격을 줄이고 있다.
다만 최근의 자본 부담 완화가 계속될지는 환율 향방에 달렸다. 환율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경우 외화 RWA와 파생상품 증거금 부담이 재차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금융기관은 환율 움직임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 대응 여력과 대출 여력을 함께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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