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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승' 거둔 헤일리 사퇴할까…"제3후보 출마시 판도 바뀐다"

이소현 기자I 2024.03.06 17:00:45

[美 슈퍼화요일] 버몬트서 예상 뒤집고 승리
워싱턴 DC 이어 두 번째 승리 챙겼지만
'대세' 트럼프에 압도당해…사퇴 압력 직면
경선 결과 홀로 지켜봐…향후 일정 공지 없어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트럼프 압승’으로 끝난 미국 공화당의 ‘슈퍼 화요일’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버몬트에서 ‘깜짝’ 승리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완승’을 저지했지만, 대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후보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인 가운데 미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3지대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인 니키 헤일리가 4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선거 유세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헤일리 전 대사는 버몬트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개표율 95% 기준, 49.9%를 득표해 트럼프 전 대통령(45.9%)을 누르고 승리했다. 버몬트주에 배정된 대의원은 17명이다.

AP통신과 CNN의 예측을 뒤집고 4%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역전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에서 지난 1~3일 진행된 워싱턴 D.C.에 이어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16곳에서 동시에 경선이 진행된 이날 진보성향이 강한 버몬트를 제외한 버지니아와 메인 등 중도층이 두터운 주에서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압도당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반(反) 트럼프’의 구심으로 경선 레이스를 펼쳤지만,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사퇴 압력에 직면했다. 선거자금은 충분하다고 밝혔지만, 최근 그를 지지해온 미 보수진영의 ‘큰손’인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이 지원을 중단하면서 압박은 커진 상황이다.

헤일리 전 대사의 캠프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을 통합하기 위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논평했지만, 앞으로 경선 참가 중단 여부 등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올리비아 페레스-쿠바스 헤일리 캠프 대변인은 성명에서 “통합은 단지 ‘우리는 하나’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여러 주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공화당 경선 유권자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며 “그 유권자들의 우려를 해결하는 것이 공화당과 미국을 더 좋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지지자들과 함께하는 캠프 차원의 대규모 시청 행사 없이 자택이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경선 결과를 개인적으로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특별한 일정도 공지하지 않은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일리 전 대사가 5일 이후 예정된 일정이 없으며 캠페인 광고도 계획돼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미 정치권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가 이번 대선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거대 양당에 맞서 제3의 후보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도 성향 정치단체 ‘노레이블스(No Labels)’의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최대 규모 한인 단체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의 김동석 대표는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내에서 반(反) 트럼프 수장으로 부상했다”며 “공화당이나 민주당이 아닌 제3의 후보를 지향하는 단체 ‘노레이블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만약 헤일리가 이 단체의 후보로 나선다면 대선 흐름도 뒤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온건한 중도파로 구성된 제3지대는 조 바이든 대통령 표를 더 빼앗아 갈 것으로 보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헤일리 전 대사가 만약 중도하차를 결정한다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여부도 관심사다. 그는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은 상태다.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 과정에서 “누구의 부통령도 되고 싶지 않다”고 밝힌 바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도 “헤일리는 부통령으로도 선택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지속적으로 신경전을 펼쳐왔기에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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