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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당 3만7500원 필리핀 가사도우미, 비싸다 생각하나요?”

최정훈 기자I 2023.11.23 17:30:00

8년전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한 日 파소다그룹
시간당 3만7500원…“월급 등 고려하면 안 비싸”
높은 요금에 부유층만 이용…“40%는 외국고객”
시범도입 준비 韓, 비용·육아병행 최대 과제될 듯

[도쿄=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외국인 가사근로자의 요금은 시간당 4290엔(약 3만7500원)입니다. 혹시 비싸다고 생각하시나요?”

지난 17일 일본 도쿄의 인력파견기업 파소나그룹 다무라 후미코 이사는 이곳을 찾은 한국 기자에게 외국인 가사근로자 서비스 이용요금을 설명 중 이렇게 반문했다. 시간당 3만7500원은 현재 우리나라 가사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요금 1만5000원의 두 배 이상이다. 사람들의 난감한 표정에 다무라 이사는 “외국인 가사 근로자 도입 비용을 생각하면 전혀 비싼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일본 도쿄의 파소나그룹 사무실에서 다무라 후미코 파소나그룹 이사가 일본의 외국인 가사근로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고용노동부 공동취재단)
한국도 이르면 연말부터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볼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말을 목표로 외국인 가사근로자 100명을 서울에 시범 도입한다. 가사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함께 신뢰성, 경제성에 대한 우려가 공존한다.

8년 앞선 일본의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일본은 2017년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를 도입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가사 부담을 줄인다는 목적이었다. 현재 도쿄, 오사카, 교토, 가나가와, 효고, 아이치 등 특별구역에서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도입한 국가는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으로 많지만 우리는 일본과 유사한 모델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기관이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기숙사에 머무르며 서비스 이용 가정에 출퇴근하는 형태다. 각 가정이 가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며 입주식 형태가 주를 이루는 다른 나라와는 사정이 다르다. 외국인 근로자 월급에서 기숙사·수도·광열비를 공제해야 하는 만큼 내국인 가사근로자와의 임금 차이가 거의 없게 된다.

일본의 경우 외국인 가사근로자 요건도 상당히 까다롭다.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1년 이상 일한 경력을 보유해야 한다. 일본어도 어느 정도 해야 한다. 맡기는 직무도 요리·세탁·청소 등 가사로 제한돼 있다. 육아는 안 한다. 일본의 외국인 가사근로자 국적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양하지만, 필리핀이 가장 많다. 필리핀 현지에서 수준 높은 자격증 제도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금이 비싼 만큼 서비스 이용자도 제한적이다. 현재 파소나그룹에서 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620명인데 이중 내국인은 60%이고 나머지 40%는 외국인이다. 특히 이용 고객 대부분이 세대 소득이 연 1000만엔(8700만원) 이상의 부유층이다.

일본의 현재 모습은 이를 도입하려는 우리에게 적잖은 과제를 남긴다. 우선 가사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면서 이용자에게 목표한 1만5000원 수준의 서비스 요금을 제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일부 부유층만 이용하는 서비스라면 여성의 경력단절 완화라는 정책 목표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또 가장 수요가 많은 가사와 육아 병행 근로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현재도 가사근로자 송출국 중 가사와 육아를 함께 제공하는 국가가 별로 없어 협의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무라 이사는 “외국인 가사근로자의 서비스는 파트타임으로 진행되지만, 임금은 정해진 월급으로 줘야 한다”며 “여기에 여러 교육을 병행하다 보니, 요금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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