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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박근혜(65) 전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이 술렁이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말도 안 되는 탄핵사유를 내놓은 것도 모자라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며 “탄핵 불복종은 물론 대대적인 검찰 해체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잠잠하던 朴자택 앞…오후 들며 긴장감 고조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은 지난 21일 검찰 소환조사 이후 지지자들의 방문이 뚝 끊기며 이날 오전까지 유인근 박근혜 지킴이결사대 집행위원 등 10명 만이 자택 앞을 지켰다.
차분하던 자택 앞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속속 자택 앞에 모여들며 150여명의 친박단체 회원들과 박 전 대통령 지지자 등이 합류했다.
이들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어이없는 결정”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청와대에 복귀시켜 헌법을 훼손한 헌법재판소와 검찰을 하루빨리 개혁해야 한다”며 “애국 보수세력의 뜻을 모아 이 난관을 헤쳐나가자”고 주장했다.
친박 단체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의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를 반대하는 애국시민은 지금 즉시 삼성동 박 대통령님 자택으로 모이라”는 글을 퍼트리며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월드피스 자유연합도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 대로변에서 약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재철 월드피스 자유연합 대표는 “객관적인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검찰이 막무가내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려 한다”며 “인원이 300명까지 모이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헌법재판소 인근인 안국역까지 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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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지자들은 주변의 만류에도 “억지주장을 펴는 세월호 유가족들도 다 구속시켜야 한다”는 등의 폭언을 쏟아냈다. 또 길을 가던 시민에게 “너도 촛불(집회)에 참여했느냐”며 어깨를 밀쳐 소란이 일기도 했다. 시비에 휘말린 이정아(53·여)씨는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 교육을 받으러 왔다가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오는 길에 인도를 지나는데 지지자들이 욕설을 하고 몸을 밀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까지 자택 주변에 2개 중대 160명을 배치한 경찰은 오후 들어 480명으로 인원을 늘리며 경계 강화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의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이후 지지자들이 모이고 있어 상황에 따라 추가로 병력 증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까스로 안정을 되찾은 인근 초·중학교도 폭언·폭설 등의 소란이 재현될까 긴장한 분위기다. 삼릉초 학부모 김모씨(41·여)는 “검찰소환 이후 며칠 등하교길이 안정을 되찾았는데 또 사태가 악화될까 걱정이다”며 “학부모들과 상의해 이전과 같은 문제가 또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이모(50)씨는 “경찰이 집회 금지 통고를 내리니 이번에는 대로변을 차지해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며칠 조용하나 싶더니 또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