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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농균은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병원균이다.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폐렴·혈류감염 등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균이다.
녹농균과 같은 세균에게는 산성 스트레스가 생존에 위협이 된다. 인체의 위벽 세포에서 분비되는 강한 산성의 소화액이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생물의 생존을 억제하는 방어 수단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팀은 “산성 환경은 세균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정상적인 구조를 무너뜨리고 기능을 상실하게 만들어 세균의 생존을 위협한다”며 “따라서 병원성 세균이 산성 스트레스를 어떻게 감지하고 극복하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세균의 환경 적응과 생존 능력을 규명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연구 주제”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녹농균의 주요 유전형(Clone C) 균주에서 수평적 유전자 전달을 통해 획득된 스트레스 내성 유전자군(tLST)을 살펴봤다. 그리고 이 유전자군에 존재하는 두 종류의 단백질(AchC1, AchC2)이 산성 환경에서 단백질을 보호하는 샤페론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주변세포질에 위치하는 AchC1의 유전자를 제거하면 녹농균의 산성 스트레스 생존율이 감소하고, 주변세포질에서 AchC 단백질의 발현을 증가시키면 산성 내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chC가 산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세균의 생존을 돕는 중요한 방어 인자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AchC가 산성도 변화에 따라 두 단계에 걸쳐 구조를 바꾸며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창한 아주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병원성 세균이 산성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분자 샤페론이 수행하는 핵심적인 역할과 그 정교한 활성화 기전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에 규명한 작동 원리를 바탕으로 향후 병원성 세균의 스트레스 대응 능력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새로운 감염 제어 전략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아주대 함수정 박사과정생과 이화여대 정연주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이창한 교수와 차선진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저명 학술지(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10월 17일 자로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