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역외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커지면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불법 거래에도 활용될 소지가 있는 만큼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맞춰 외국환거래법을 개정하고 국제결제은행(BIS)의 ‘AML 준수 점수제’를 도입해 국경간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제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4일 한국은행은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향후 원·달러 NDF 시장이 역외 원화 스테이블코인 선물로 대체되며 온체인화가 점차 가시화되려면 전 세계 투자자·기업들의 KRWQ와 KRWQ 선물 이용 확대가 본격화돼야 하나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KRWQ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 아이큐(IQ)와 프랙스파이낸스(FRAX)가 발행한 최초의 역외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시타델증권 등 미국 월가 주요 금융회사가 투자한 기관 전용 디지털자산 거래소 EDX마켓의 글로벌 법인 EDXM인터내셔널은 KRWQ와 서클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를 기초 자산으로 한 무기한 선물 계약(Perpetual futures) 상품을 출시했다.
24시간 호가 환경을 제공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블록체인 위에서 바로 거래·정산하는 만큼 기존 원화 NDF보다 거래 비용을 50~75% 낮출 수 있다는 게 유인책이다. 이를 두고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주무대인 NDF 시장의 막대한 유동성을 블록체인 상으로 통합하려는 본격적인 시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KRWQ 거래량이 아직 미미한 데다 기초자산인 USDC/KRWQ 가격과 원·달러 환율 간의 괴리가 큰 만큼 거래 유인이 크지 않다고 봤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원·달러 NDF 일평균 거래량은 681억달러다. 이는 KRWQ와 EDX마켓이 주장한 약 27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반면 KRWQ 거래량은 하루 약 21만달러(약 3억1000만원)로 원화 NDF 거래량의 0.0003%에 불과했다. 또한 지난 12일부터 23일 간 원·달러 환율은 1455.0원에서 1499.6원 사이에서 움직였는데 USDC/KRWQ는 1464.7원에서 1535.5원까지 널뛰었다. 화폐의 1대 1 교환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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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많아질 경우 자본통제, 자금세탁 방지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한은 국제국은 “KRWQ와 같은 해외 업체가 역외에서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이에 기초한 거래의 규모가 확대될 경우 원화가 해외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효과가 발생하며 우리 당국이 직접 규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일단 당국은 7월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을 통해 원화 거래를 NDF 시장에서 국내 현물환 시장으로 일부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은과 재정경제부는 스테이블코인의 국경간 거래를 규율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의되면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지급수단과 같이 규율할 수 있도록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가 지연되는 만큼 한은은 개인지갑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거래에 대해서는 BIS가 제시한 ‘AML 준수 점수제’ 등 새로운 규율 방안을 검토 중이다. AML 준수 점수제는 신현송 한은 총재가 지난해 8월 BIS 조사국장 당시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으로 ‘암호자산에 대한 자금세탁방지(AML) 준수 접근법’ 논문에 담겼다.
특정 디지털자산이 불법 활동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점수화하고 법정화폐로 전환되는 오프램프(off-ramps) 과정에서 이를 참고해 불법자금 유입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허용 목록(allow-list)에 포함된 지갑에서 유입된 ‘청정’ 자금에는 높은 점수를, 차단 목록(deny-list)에 오른 불법 주소와 연관된 ‘오염’ 자금에는 낮은 점수를 부여한다. 금융당국은 최소한의 점수 기준치를 설정하고 만약 기준에 미달할 경우 오프램프 거래를 차단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