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26일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4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하했다고 26일 밝혔다. 건보료율 동결은 2009년과 2017년 이후 역대 3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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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열린 건정심에서 의학계 대표 중 일부는 1.98%를, 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대 인상을 제시해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하고 회의가 미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가입자 대표와 의약계 대표, 공익 대표 측이 동결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전원이 동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최근 물가와 금리 인상 등으로 서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어 건보료 인상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건보재정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흑자를 보면서 적립금이 쌓여 당장 올리지 않을 수 있는 상황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지난해 12월 기준 23조8701억원으로 사상 최대에 달했다. 이는 급여비 3.4개월분이다. 올해도 건보재정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보 당국의 추산으로는 올해 건보재정은 1조9846억원 흑자를 달성해 누적 적립금이 25조854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그 어느 때보다 국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소중한 보험료가 낭비와 누수 없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특히 필수의료를 위한 개혁 역시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25년 건보요율 인상에 2024년도 동결분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건보료율은 기본적으로 의료기관과 약국 등 의료 공급단체들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에 지급하는 요양 급여비용, 즉 수가(酬價)에 연동해서 움직인다. 그런데 수가가 인상된데다, 물가, 인건비 또한 인상됐는데, 건보료만 동결되면 결국 그 부담은 기금에 마이너스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건보료가 동결된 그다음 해부터 건보료는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0% 등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앞선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동결 시 그다음 해 인상률이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아주 충격이 적은 방향으로 최소한도로 꾸준히 올릴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