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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관측을 통해 그린란드 빙하의 부피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강설량은 줄어든 반면 해빙량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빙하는 그동안 일정 부분이 녹아내려도 비슷한 양의 눈이 내려 보충되는 형태로 유지됐으나, 이처럼 균형을 이뤄주던 흐름이 망가진 것이다.
연구진은 충분한 규모의 눈이 보충되지 않아 그린란드 빙하의 약 3.3%에 해당하는 120조t 이상의 빙하가 사라지고, 이로 인해 지구의 해수면이 최소 27㎝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윌리엄 콜건 박사는 녹을 수밖에 없는 빙하를 ‘죽은 얼음’(Dead Ice)이라고 칭했다. 그는 “인류가 어떤 시나리오를 채택하든 죽은 얼음이 녹아내리는 건 불가피하다”면서 “지구가 무덤 앞으로 한 발자국 더 다가선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아무런 대책을 취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해수면이 최대 78㎝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논문에는 해빙 속도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콜건 박사는 “이 죽은 얼음이 언제까지 녹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으나, 늦어도 2150년까지는 녹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게일 화이트먼 영국 엑스터대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우리 모두 무시할 수 없는 내용이지만, 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전 세계 6억 명에게 특히 나쁜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해수면이 상승하면 전 세계 부의 약 1조달러(약 1347조원)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세계 지도자들은 기후 변화 적응과 피해 대비를 위한 자금을 신속히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