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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마약음료’ 제조·배송책 징역 15년…일당도 징역형

김형환 기자I 2023.10.26 15:53:16

학생에 마약음료 주고 부모 협박한 혐의
法 “보이스피싱·마약범죄 결합한 신종 범죄”
보이스피싱 일당엔 징역 7~10년 선고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섞은 음료를 나눠준 뒤 부모에게 협박해 금전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마약음료 제조·배송책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그가 활동했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 역시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이른바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과 관련해 주의를 요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정진아)는 26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길모(26)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25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보이스피싱 조직원 김모(39)씨와 박모(36)씨는 각각 징역 8년과 추징금 4676억원, 징역 10년과 추징금 1억6050만원을 명령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 이모(41)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난 4월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시음행사를 빙자해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 등이 적힌 마약음료를 불특정 학생들에게 마시게 한 뒤 이를 신고한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마약음료는 우유와 필로폰을 섞어 만든 것으로 1병당 평균 0.1g의 필로폰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학생 13명이 해당 음료를 받았고 9명이 음료를 마셨으며 이들 중 다수는 두통·어지러운·환청 등의 증상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마약음료를 제조·배송한 길씨에게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자신이 제조하는 마약음료가 학생들에게 제공될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죄책감 없이 무려 100병에 이르는 마약음료를 제공했다”며 “만일 시음행사를 빙자한 범행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됐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수의 피해자들이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 투약으로 인한 신체적 자각 증상 외 마약을 투약해 본 경험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다방면으로 나타날 수 있어 앞으로 피해자들이 감내해야 할 피해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미성년자를 이용해 영리를 취득하려고 하는 악질적 범죄와 다수의 피해자를 협박해 이득을 취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환각·중독 등 다양한 사회적 해악을 초래하는 마약범죄가 결합된 신종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중계기를 이용해 중국 전화번호를 국내변호로 변작해 학부모 협박 전화를 도운 혐의를 받으며 박씨는 필로폰 10g을 은닉해 길씨에게 수거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중국 소재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모집책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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