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협은 24일 윤철호 회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박보균 장관이 이날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는 그가 더는 문화행정의 책임자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맡은 일의 역사와 중요도를 전혀 판단할 능력도 없는 장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출협은 “출판인들은 유례없는 출판 불황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체념 상태에 이른 지경”이라며, 불법적인 디지털 복제 등 과제가 산적해 있는 데도 “이를 바로잡을 제도와 예산의 정비, 기술적 지원 등은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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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결국 압력을 못이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은 장관에게 사표를 냈다. 한국문학번역원장도 끊임없이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특히 박보균 장관이 서울국제도서전 운영에서 도덕적 재정적 탈선이 의심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출협은 보조금 정산을 규정에 따라 정산 완료 및 회계 검사를 통해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출했고, 정산 완료 확정 통보 공문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수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십수년간 서울국제도서전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의 담당관과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의 승인 없이 정산을 마친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난주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실의 출협 방문 감사 시에는 아예 관련된 모든 통장 자체를 공개했다”고도 밝혔다. 그런데도 “박보균 장관은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요청한 통장에 내역 일부를 지웠다고, 출협이 비협조적이라고 비난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출협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산하 기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출협은 “정산 내역에 포함된 사항들이 통장에 실제로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통장 내역을 제출해달라고 요청에 응한다고 해서 협회의 다른 거래 내역까지 모두 밝혀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님은 상식”이라면서 “협회는 협회의 회계 시스템과 감사 시스템에 따라서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외부감사 기업법 수준의 감사를 이미 독립적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출협은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우리의 잘잘못이 가려지기를 원하며, 문화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을 갖고 있는 공직자가 더는 대립과 갈등, 의혹의 증폭에 몰두하지 말고 문화발전의 본령에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박보균 장관은 이날 서울 서계동 문체부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협이 주최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상세내역을 2018년부터 한번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실정법 위반 여부에 따라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체부 산하기관으로 해당 사업을 감독해온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출판진흥원)을 두고서도 “출협과의 이권 카르텔적 요인이 작동했는지를 추적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권·부패 카르텔 보조금을 폐지해 수해복구에 투입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