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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인수·합병(M&A)이 이뤄진 산업은 기술(IT) 부문으로, 올 한해 유럽에서 발생한 스타트업발 M&A의 57.8%를 차지했다. 해당 부문에서 나타난 M&A는 약 100건으로, 총 인수 금액은 5억2580만 유로를 기록했다. 이 밖에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및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는 유럽에서 발생한 스타트업발 M&A의 16.8%와 13.9%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유럽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난 몇 년간 M&A로 크게 성장해왔다. 특히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최근에는 인수 대상 기업(신생 스타트업)의 몸값이 하락한 만큼,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관련 M&A 사례가 늘어나는 배경이다.
피치북은 “경기 침체는 투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신생 스타트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때문에 이러한 불황형 M&A 증가 추세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치북은 특히 현재와 같은 경기 침체기에 있어 이러한 불황형 M&A는 인수자와 피인수자 기업이 상부상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도 짚었다. 성장 단계의 기업은 시장 점유율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인재,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고,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신생 스타트업들은 매각을 통해 파산은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의 퀵커머스 스타트업 ‘크리스프’는 최근 독일 기반의 식료품 공급업체 엣파브릭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식료품 업자를 중간에 끼지 않고도 식료품을 배송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춤으로써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신생 스타트업부터 예비 유니콘까지 투자 유치가 무산되면서 매각 카드를 꺼내든 곳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자상거래와 IT가 무서운 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특히 관련 M&A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