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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숙 활동가는 조사에 들어가기 전 “장애인 편의증진법이 제정된 지 몇 년이 됐는데 경찰서에 승강기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지하철을 타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려고 하는 것인데 무엇이 잘못됐나”라고 따졌다. 이어 “조사 받고 재판 받으라면 그렇게 하겠다”면서 “그렇지만 대한민국에 차별이 없어질 때까지 동료 장애인들과 함께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철창 감옥’ 안에 몸을 가둔 채 회견에 참여한 박경석 대표는 조건부 출석 뜻을 밝혔다. 박 대표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연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여부에 관한 모의재판’ 결과인 ‘벌금 3000만원’을 수용하라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거듭 촉구했다. 그는 “김광호 서울청장이 모의재판을 통해 판결된 벌금 3000만원을 수용하거나 서울청이 장애인에게 제공해야 할 정당한 편의시설에 대한 예산 확보가 됐는가를 확인할 때 자진 출석해 조사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장연은 지난해 장애인권리예산을 요구하며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등에서 도로를 점검하고 열차 운행 등을 방해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에 전장연 활동가들은 혜화, 종로, 용산경찰서 등에 출석했으나 승강기 등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없단 이유로 조사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승강기가 있는 남대문경찰서를 전장연 집중수사 관서로 지정, 전장연 관련 모든 사건을 병합 수사키로 했다.
한편 박 대표를 포함한 나머지 전장연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쟁취를 위한 T4 작품 전시회’를 연다. 또 전장연은 다음달 5일 제36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승·하차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