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OCI 본사에서 지주사 출범 1주년 간담회를 열고 “미국과 동남아 지역 제약·바이오 업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모가 큰 미국 업체와 협의가 이뤄질 경우 조 단위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단일 투자 대신 컨소시엄 결성을 검토 중이다. 동남아 지역에선 5억달러(약 6900억원) 규모의 제약·바이오 업체 투자를 검토 중이며 증자 혹은 지분 인수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올해 한미약품과의 통합이 무산된 사태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1월 한미와의 통합을 발표하면서 큰 사고를 친 것 같다”며 “준비를 덜 한 상태에서 일을 추진하다가 예상치 못한 혼란을 겪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엔 천천히 하더라도 제대로 된 결과를 내려고 한다”며 “(통합 후) 회사가 좋아지겠다고 판단했으면 주주들이 좋아했을 텐데 결사적으로 반대했으니 우리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다음에 투자할 기회가 있으면 면밀히 검토하고 실제 이해관계자들과 많은 대화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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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는 향후 주력인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반도체, 제약·바이오 등 신사업 비중을 점차 확대한단 계획이다. 지주사 출범과 동시에 밝혔던 1조원 규모 투자 계획의 80~90%는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증설에 집행 중이다. OCI홀딩스는 지난 2월 약 9000억원을 투자해 OCI 말레이시아법인(OCIM)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3만5000톤(t)에서 2027년 5만6600t으로 증설하기로 하고 단계적인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6년 이후 완공되는 증설 물량은 7년 가까이 솔드아웃(매진) 상태로 계약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OCI홀딩스는 중국의 물량 공세로 태양광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전기료와 인건비가 낮은 말레이시아 생산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고부가 제품 위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2006년 처음 폴리실리콘 사업을 시작했을 때 전 세계 시장 규모는 0.5기가와트(GW)에 불과했다”며 “2030년 1000GW로 25년 만에 2000배 커지는 시장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태양광은 현재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으로 중국 업체들과 끝까지 경쟁해서 살아남을 체력을 기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의 경우 도쿠야마와의 합작법인(JV) 설립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 폴리실리콘 사업을 하는 곳은 우리와 도쿠야마가 아시아에서 유일하다”며 “일본과의 말레이시아 합작은 기념비적인 일로 일본에서도 큰 결정을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주사 체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OCI홀딩스는 향후 자회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면서 동시에 신규 성장 사업 발굴에 나설 방침이다.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는 OCIM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중심으로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별 사업 역량을 극대화하고 화학 부문에서는 사업회사 OCI를 필두로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첨단 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