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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소령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월 사이 부하인 피해자가 업무 보고를 할 때 질책을 하며 진압봉으로 가격하는 등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소령은 피해자가 국방부 안전문화 성숙도 진단 관련 업무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등을 진압봉으로 1~2회 가격했고, 이후에도 피해자가 앉아있는 의자를 진압봉으로 치거나 어깨를 누르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힌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A소령은 업무지시 과정에서 “생각 좀 해라, 돌대가리야, 너 진짜 멍청하다. 초등학생도 이건 알겠다”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1심 군사법원은 A소령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소령의 항소로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이 진행됐다. A소령 측은 “공소사실 관련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고, 장난을 친 것일뿐 폭행의 고의가 없었다. 모욕적인 발언을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진압봉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2심 재판부는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진압봉은 소요, 폭동, 반란 진압용으로 제작된 30~50cm 길이의 단단한 물건으로 이를 휘둘러 가격할 경우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처벌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피고인의 가족과 동료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며 A소령의 형량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2심 과정에서 군검사는 공소사실의 범행일시를 당초 ‘2021년 11월 9일부터 같은 달 11일 사이 일자 미상 일과시간 중’에서 ‘2021년 11월 초순 일자미상경’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했고 재판부가 이를 허가했다. A소령 측은 공소사실에 범행일시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고 기재된 행위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면서 2심에서 이뤄진 공소장변경이 위법하다고 주장했지만 2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에 범행 일시가 특정되지 않거나 피해자 진술이 바뀌는데 범행 증명이 있다고 볼 것인지 △진압봉을 위험한 물건으로 볼 것인지 등의 쟁점사안을 살펴본 뒤 원심판결을 수긍하고 A소령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공소장변경, 석명의무, 직무수행군인 등 특수폭행죄 및 특수폭행죄의 성립과 ‘위험한 물건’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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