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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을 이겨내고 이 나라를 다시 도약시키려면 무엇보다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이고 우리는 하나”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당정은 하나이고 같이 가야 한다는 게 전대 관련 대통령실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일단 긴밀한 당정 관계를 보여주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을 거치며 한 대표와 대통령실이 껄끄러운 사이가 됐다는 건 공공연한 얘기지만 이번 전대에서 대통령실은 ‘당무 개입은 없다’는 표면상 중립을 유지하며 갈등 수위를 조정했던 이유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조만간 한 대표와 당 신임 지도부를 대통령실에 초청, 식사를 함께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 대표와 대통령실 사이에 생긴 골이 완전히 메워질 수 있을진 미지수다. 외려 간극이 더 벌어질 수 있는 불씨도 적잖다.
채 해병 특검이 대표적이다. 한 대표는 이번 전대에서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채 해병 순직사건 진상을 규명할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수사에서 미진한 부분이 드러나야 특검 수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새 여당 지도부가 독자적으로 특검법을 수용한다면 대통령실과 충돌할 수 있다. 다만 특검 문제로 유기적인 당정 관계가 흔들린다면 윤석열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도 힘을 잃을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 고민이다.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부인의 일정을 관리하는 제2부속실 부활 여부도 대통령실과 여당 중 힘이 어디에 쏠렸는지 읽을 수 있는 척도다. 한 대표는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당 대표가 되면 제2부속실 설치를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폐지한 제2부속실을 다시 부활하는 것에 대해 미온적이다. 윤 대통령은 올 초 제2부속실 재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대통령실은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가부를 확실히 하고 있지 않다. 한 대표는 이날 김 여사의 검찰 조사 특혜 논란에도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