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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빅스텝을 결정한 것은 시장의 예상 수준이었다.다만 내년 전망은 당초 관측을 뛰어넘었다.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3개월 전 1.2%에서 0.5%로 대폭 하향했다. 올해(0.5%)에 이어 내년에도 0%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의미다.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4.4%에서 4.6%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3.7%에서 큰 폭 오르며 노동시장이 가라앉을 것으로 보는 셈이다.
이같은 변화가 주목받는 것은 연준이 침체 우려에도 인플레이션 잡기 ‘올인’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날 점도표에서 연준은 공식 최종금리 전망치를 5.1%로 제시했고, FOMC 내 일부에서는 5% 후반대까지 내다봤다. 내년에도 경기보다 물가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와도 인플레이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매파 색채를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경기 연착륙은 여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연준이 공격 긴축을 한다면 침체는 불가피하고, 침체를 피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틀면 금리를 큰 폭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빌 애크먼은 “연준 목표치(2.0%)로 물가를 되돌리려면 일자리를 파괴하는 깊은 경기 침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등 월가 리더들의 근래 침체 전망과 궤를 같이하는 언급이다. 조지 곤칼브스 MUFG증권 미국 거시전략 책임자는 “(0.5% 성장률 등) 이번 경제전망은 연준이 경기 침체를 사실상 선언한 것”이라고 했다.
“경제가 이미 매우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연준은 이제부터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상황이 이렇자 연말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급격히 줄고 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0.76%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6%, 0.87%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각각 1.54%, 0.25%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