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일부 업종 현 수준도 감당 어려워"
노동계 "임차료·원자재가격 상승은 왜 외면하나"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한일인 27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업종별 구분(차등) 적용 논의에 들어갔다. 이날까지 최저임금 수준을 정해야 하지만 아직 구분 적용 여부조차 결론 내지 못했다. 노사 양측 입장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르면 이날 표결로 구분 적용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한인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들이 ‘적용대상 확대하라’는 머리띠를 하고 있는 반면 사용자위원인 이기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왼쪽)과 금지선 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 회장(오른쪽)이 PC방과 일반음식점의 2019년과 2024년 월평균 매출액 및 영업이익(손실)이 담긴 표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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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위원들은 모두발언에서 확연한 입장차만 드러냈다.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우리 최저임금은 2023년 중위임금의 65.8%로 적정 수준의 상한이라는 중위임금의 60%를 이미 넘어섰고, 일률적인 적용까지 더해져 일부 업종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90%에 육박하고 있다”며 “숙박 음식업 87.8%, 보건사회복지업 77.7%, 도매소매업은 69.6%에 달해서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현 수준의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장 현실을 외면한 채 업종 구분 없이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해온 관행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며 구분 적용을 재차 요구했다.
근로자 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자영업자 경영이 어려운 이유가 정말 최저임금이 높아서냐”라고 반문하며 “한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조사에서조차 자영업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운 이유는 임차료라는 결과가 있다. 물가 폭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에 따른 대출 이자 비용 상승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사용자 위원들은 이 거대한 문제들은 마치 없는 것처럼 외면하는데, 수백만명 노동자들이 가뜩이나 적은 임금을 더 깎으면 정말로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으시는 건가”라고 했다.
공익 위원 간사인 권순원 위원은 “오늘이 (최저임금) 심의 기한이다. 최선을 다해서 심의하겠지만 안건을 기한 내 결론 내기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며 “공익위원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최선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집중력을 발휘해 심의에 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