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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은 베트남을 소비시장이 아니라 동반자로 보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의 정보기술(IT) 성장 의지가 강하고, 특히 젊은 우수 인재들의 열정이 너무 뛰어납니다.”
석지원 삼성베트남연구소(SRV) 소장은 22일 이데일리가 베트남 하노이 인터콘티넨탈 랜드마크72 호텔에서 개최한 ‘제13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에서 세션 2-1 ‘삼성전자 베트남 R&D센터의 역할’ 발표를 통해 “SRV는 베트남에 판매할 제품만 개발하는 게 아니라 동남아 권역을 비롯해 유럽, 중동, 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CIS) 등에서 팔 제품까지 맡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005930)는 ‘베트남 복합단지’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박닌성, 타이응우옌성, 호치민에 위치한 생산법인과 하노이에 있는 판매법인 등을 총괄하는 곳이다. 석 소장은 “복합단지라는 이름은 다른 나라의 삼성 해외 거점들에는 없는 것”이라며 “삼성이 그만큼 베트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주호 복합단지장은 최근 양국 우호 관계 구축·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베트남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의 ‘우호 훈장’을 수훈해 주목 받기도 했다. 아울러 SRV는 현재 2300명이 넘는 인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 20여곳의 삼성 연구소 중 인력 규모로는 가장 큰 편이라고 한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4의 인공지능(AI) 실시간 통역 기능에 13개 언어 중 하나로 베트남어를 포함했다. 석 소장은 “본사와 오랜 논의 끝에 베트남어를 포함한 것은 베트남을 또 다른 거점으로 생각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SRV는 그 과정에서 베트남어에 특화한 여러 소프트웨어 기능들을 개발해 스마트폰에 적용했다. 생성형 AI의 베트남 상륙을 삼성전자가 이끈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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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소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베트남의 풍부하고 우수한 인재들이다. 그는 “베트남은 젊은 인재들은 매우 열정적이고 성실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서로 ‘으샤으샤’ 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면서 “(조직 전체로 보면) 소위 말해 일을 할 맛이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삼성이 베트남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게 인재 양성이다. △우수 학부생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STC 스콜라십’ △삼성의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대학에 배포하고 수업료를 지원하는 ‘삼성 커리큘럼’ 등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의 교육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 보니, 직접 대학과 협력해 교육을 시키겠다는 취지다. 석 소장은 “그렇게 인재를 키워 취업까지 연결하고 있다”며 “삼성과 베트남이 함께 성장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 정부의 의지 역시 강하다. SRV는 2022년 12월 하노이에 동남아 최대 규모의 R&D센터를 성공적으로 건립했는데, 그 과정에서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 석 소장은 “(IT 산업 발전 의지가 강한) 베트남 정부는 생산 외에 창의적인 R&D 쪽으로 가기를 원했고, 삼성에 연구소를 같이 지어보자고 했다”며 “2020년 첫 삽을 떠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베트남 정부의 지원 하에 중단 없이 건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30년 아세안 4대 AI 강국 및 반도체 인려 5만명 양성 등을 기치로 IT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석 소장은 이같은 강점을 근거로 추후 베트남에 미국, 중국 등 외자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해외직접투자(FDI)로 베트남에 들어오는 외국기업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뜻이다. 석 소장은 “베트남은 풍부한 인재와 정부 의지 등을 볼 때 지금은 다소 미약할 수 있지만 추후 삼성의 다른 거점들처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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