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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농무부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쇠고기 소매 가격이 1파운드(약 450g)당 8달러를 넘어섰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최고가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생우(生牛) 가격도 이날 파운드당 1.79달러를 넘어서며 1년 전(1.50달러)보다 20%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미국 쇠고기 가격이 치솟는 건 미국의 축산 중심지인 남·서부를 덮친 가뭄 탓이다. 텍사스와 캔자스, 루이지애나 등에선 지난해부터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미 농무부 등은 1200년 만의 최악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많은 미국 축산농가는 목초지에 방목해 키우면서 건초를 틈틈이 먹여 살찌우는 방식으로 소를 키우고 있는데 가뭄 때문에 풀이 귀해지면서 이 같은 사육방식에 따른 비용이 커졌다. 그러잖아도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밀과 옥수수 등 사료 곡물 가격도 치솟은 상황이었다.
생산비가 치솟자 농가들은 사육 규모를 줄이고 있다. 미국 내 육우 사육 두수는 연초 기준 2890만두인데 이는 1962년 이후 61년 만에 최소치다. 미국 금융 정보회사 스톤엑스의 알란 수더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쇠고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5.2% 줄었다며 내년에도 7% 더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1년에 송아지를 한 마리만 낳는 소는 그 특성상 한 번 사육 규모가 줄면 다시 회복하는 데 장시간이 걸린다. 이는 쇠고깃값 상승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루이지애나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아멜리아 켄트는 “이렇게 쇠고기 가격이 높아지게 돼 정말 좋다”면서도 “쇠고기가 (비싼 가격 때문에) 소비자 눈밖에 완전히 나기 전에는 가격이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