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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달 TV·모니터 등에 쓰이는 OLED 패널 ‘QD 디스플레이’ 양산에 돌입한다. 최근 QD 디스플레이 패널 소재·부품 발주에 나섰으며 삼성전자뿐 아니라 일본 소니에 QD 디스플레이를 납품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전무는 지난 7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1분기 (QD 디스플레이) 설비를 반입했으며 현재 램프업(양산 전 생산량 확대) 중”이라며 “시제품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고 계획대로 올 4분기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QD 디스플레이’는 QD-OLED라고도 불리는 삼성의 대형 OLED 디스플레이다. OLED 패널 위에 스스로 빛을 내는 매우 작은 반도체 결정인 ‘QD’ 물질을 적용한 색 변환층을 더했다. 현재 대형 OLED 시장을 이끌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화이트OLED)와 다르게 청색 OLED 소자를 주요 광원으로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QD 디스플레이는 아산사업장 Q1 라인에서 생산하며 캐파(Capa·생산능력)는 8.5세대 기판 기준 월 3만장 수준이다. 8.5세대 공장에선 기판 1장당 55인치 패널 6장이나 65인치 패널 3장을 만들 수 있다. 65인치를 기준으로 연 최대 10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TV보다 작은 모니터 제품도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만큼 제품 비중에 따라 생산량은 달라질 것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QD 디스플레이 투자를 공식화했다. 오는 2025년까지 투자시설 구축과 연구·개발에 총 13조 1000억원을 쏟겠다는 계획이었다. 삼성은 최근 발표한 향후 3개년 240조원 투자 계획에서도 QD 디스플레이를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꼽았을 만큼 해당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와 대형 OLED 패널 시장을 놓고 본격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시장에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TV용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는 사실상 독점 생산 중이다.
◇삼성 OLED TV, 내년 초 ‘삼성 퍼스트룩’서 공개 전망
무엇보다 Q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TV 출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크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미국 CES를 앞두고 매년 1월 열리는 TV판 언팩 행사 ‘삼성 퍼스트룩’에서 Q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O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의 또 다른 차세대 TV ‘마이크로 LED’가 지난해 12월 별도로 발표된 것처럼 올해 연말 먼저 공개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내년 초 퍼스트룩과 CES 2022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네오 QLED 등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TV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OLED TV는 생산하고 있지 않다. 전 세계에서 20개 안팎의 업체가 OLED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LG전자(066570)가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의 참전으로 OLED TV 시장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세계 OLED TV 시장이 전년 대비 70%가량 성장한 610만 대 규모로 확대되고 오는 2025년에는 1000만 대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QD 디스플레이가 이제 갓 양산에 돌입하는 만큼 적은 생산량과 생산 초기 낮은 ‘수율’(양품 비율) 문제로 세트 제품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선 1000만원 이상의 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현재 출시된 OLED TV보다 3~5배 비싸다. 이에 삼성은 우선 내년 제품 출시를 통해 기술력을 선보이는 데 집중한 후 생산량과 수율 안정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가격을 낮춰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산 초기 적은 생산량과 수율 안정화 등으로 당장 시장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OLED 시장이 점차 확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이 OLED TV 시장에 합류하면서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