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서민 음식인 자장면의 가격은 ‘빅맥지수’처럼 우리 생활 물가를 가장 밀접하게 보여주는 척도로도 쓰인다. 자장면값은 지난해 5000원대를 넘긴 이후 지난 4월 처음으로 6000원대를 넘기는 등 최근 가격 상승폭이 매우 가팔랐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서울지역 기준 자장면 한 그릇에 5700원이었으니 10개월 동안 11.9%(685원)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김밥(10.0%)·삼겹살(9.6%)·칼국수(8.9%)·삼계탕(8.1%)·냉면(7.1%)·비빔밥(5.9%)·김치찌개백반(4.4%) 등 총 8개 메뉴 중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한 셈이다.
올해 국내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 수급 불안과 인도네시아의 일시적 팜유 수출 제한 조치 때문에 불안정한 상태다.
또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식용유지는 대두와 옥수수 등 곡물 시세가 오르면서 29.6%나 급등했다.
앞서 공산품 중 자장면과 가장 재료가 유사한 라면의 경우 제조사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농심(004370), 팔도, 오뚜기(007310), 삼양식품(003230) 등 라면 제조사는 지난 9월부터 10월에 걸쳐 9%에서 15%까지 가격을 올렸다.
외식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밀을 주요 재료로 하는 메뉴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밀은 국내 소비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면류와 스낵·빵류 제품까지 국제 가격 동향에 바로 영향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밀 가격이 ‘흑해 곡물 수출협정’ 지속 불확실성, 미국의 생산 감소 전망 등으로 썩 좋지 않다”며 “소비자들이 전방위적 고물가에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서민들이 값싸게 먹을 수 있는 메뉴들도 더 가격이 뛸까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