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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글로벌 해운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수익성을 키워가며 선전하고 있다. 전반적인 물동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료유 가격 하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운임 상승으로 상위 10개 해운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높아졌다. 국내 선사인 HMM(011200)도 올 상반기 흑자전환은 물론 약 9%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15일 프랑스 해운조사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상위 10대 해운업체들의 매출액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평균 8.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 2.6%에 비해 5.9%p나 오른 수치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10대 해운업체 중 가장 영업이익률이 높은 곳은 대만 에버그린으로 12.0%를 기록했다. 독일 해운업체인 하팍로이드는 11.7%를 기록했다.
국내 해운업체인 HMM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8.7%였다. HMM은 2015년 1분기 이후 2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다 올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률도 대폭 개선되며 올해 연간 흑자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또 다른 국내 해운업체인 SM상선도 올 2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영업이익률을 10%대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해운업계의 영업이익률 상승은 연료유 가격 하락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물동량이 감소했지만 연료유 가격이 전분기대비 46.5% 하락하면서 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선박유 정보업체 십앤드벙커에 따르면 이달 초 싱가포르 초저유황중유(VLSFO) 가격은 t당 331달러로 지난해 700달러대비 절반 이상으로 떨어진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다.
최근 들어 아시아·북미 서부 항로를 중심으로 한 운임 상승세도 영업이익률 상승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달 9일 기준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1438.22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운임지수가 810.92였음을 감안하면 2배 가까운 수치다. 특히 HMM 등 국내 해운업체들의 주력 항로인 미국 항로 운임이 상승세가 눈에 띈다. 미 서안항로 운임은 1FEU(12m 컨테이너 박스 1개)당 3848달러를 기록, 코로나19 직후 떨어진 연중 최저치 1361달러에 비해 182%나 급증했다. 다른 지역보다 미국 항로는 유럽에 비해 컨테이너 수요가 더 많아 운임 상승폭도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 3분기에도 글로벌 해운업계의 영업이익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해운업체 HMM의 경우에도 올 상반기부터 공격적으로 띄우고 있는 2만4000TEU(6m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이 모두 연속 ‘만선’ 기록을 세우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2척의 초대형 선박이 모두 운항을 시작함으로써 상황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운임 상승세에 연료유 하락까지 더 해지면서 수익성 개선도 더 힘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료유 하락으로 비용이 줄면서 선사들의 수익성이 2분기부터 좋아지고 있는 상태”라며 “운임 상승까지 겹치면서 실적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물동량 감소세는 여전한 만큼 코로나19 변수를 잘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