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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토요타, 2026년 전기차 생산 30% 줄인다

이소현 기자I 2024.09.06 16:58:05

작년 150만대 계획→100만대 하향 조정
대신 수요 많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확대
"PHEV 대용량 배터리 탑재, 투자 회수 가능"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인 일본 토요타가 오는 2026년 전기차 생산량은 100만대 규모로 축소한다. 애초 계획했던 150만대보다 30% 하향 조정키로 한 것이다.

전기차 시장 둔화로 독일 폭스바겐이 독일 내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나선 데 이어 토요타까지 생산 계획을 재설정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전기차 전환 계획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 토요타 전기차 모델들이 전시 돼 있다.(사진=로이터)
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토요타가 최근 부품업체에 이 같은 계획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토요타의 전 세계 생산량은 2025년 1020만대, 2026년 1070만대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2025년엔 40만대, 2026년엔 2배 이상으로 늘린 100만대 규모로 조정했다.

앞서 토요타는 작년 5월 전기차 세계 판매량을 2026년에 15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확대에 맞춰 배터리 등의 공급망을 정비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목표치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를 위한 기준’이라고 밝힌만큼 이번 생산 계획 조정은 최근 전기차 시장 둔화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토요타의 전기차 판매 실적은 작년 약 10만대 규모였으며, 올 들어선 7월까지 약 8만대에 불과하다.

전기차 생산을 줄이는 대신 토요타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생산은 확대할 방침이다. PHEV는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가솔린 엔진)을 결합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모델마다 차이가 있지만 전기 충전된 배터리만으로 대략 20~40마일(32~64㎞)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어 전기차처럼 운행하다가 방전되면 자동으로 내연기관 모드로 주행하는 등 운전자에게 유연하고 경제적인 주행 선택지를 제공하는 점이 강점이다.

PHEV는 구동에 모터와 엔진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엔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사토 츠네지 토요타 사장은 “배터리에 의한 모터 구동으로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PHEV는 전기차에 포함해 생각할 수 있다”며 “PHEV도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기 때문에 전기차가 감속하고 PHEV가 성장해도 배터리 투자는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타는 친환경차 라인업을 넓게 확보하는 ‘멀티패스웨이(전방위 전략)를 추진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선택지를 적시에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실수요를 신중하게 파악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폭스바겐 본사에서 한 직원이 골프 VIII과 티구안 생산 라인에서 폭스바겐 로고를 수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기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영국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전기차 세계 판매량은 977만대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그러나 65% 증가했던 전년(743만대)에 비해서는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미국 테슬라의 1~6월 세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83만대로, 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비야디(BYD)의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은 72만대로 18% 증가했지만, PHEV는 40% 증가한 88만대로 성장률과 판매량 모두 전기차보다 컸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략 재검토가 잇따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미시간주 공장에서 대형 전기차 생산을 2년 연기할 방침이다. 포드자동차도 대형 다목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개발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볼보자동차는 2030년까지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철회했고, 폭스바겐은 전기차 투자가 부담스러워 독일 내 첫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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