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은 8일 우리 정부가 국산 부품으로 제작된 자주포를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수출하는 것을 승인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크랩(KRAB) 자주포는 한국, 영국, 독일 등의 지원을 받아 폴란드에서 생산된 폴란드의 자주포”라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자주포의 일부분으로 국산 무기체계를 수출한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크랩 자주포는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HSW(Huta Stalowa Wola)가 생산하는 무기체계로 한국의 K9자주포 섀시, 영국 방산기업 BAE시스템의 포탑, 프랑스 방산업체 넥스터(Nexter)의 155mm 포탄 등이 사용된다. 과거 한화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4년 HSW에 K9 자주포 차체 24대를 공급한데 이어, 2016년에도 2017~2023년까지 96대의 자주포 차체를 수출하는 2억 6000만 달러 규모 추가 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현행 방위사업관리규정은 대한민국에서 수출된 방산 물자, 군용 물자 품목, 국방과학기술자료·용역과 이에 의해 제조하거나 생산한 제품은 대한민국 정부의 사전 서면 승인 없이는 제 3국이나 제 3자에게 수출·판매·양도 기타 처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사청의 폴란드에 대한 수출 승인은 이 규정에 따른 것이다.
폴란드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우크라이나에 크랩 자주포 18대를 보냈는데, 추가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로이터는 이날 방사청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정부가 지난해 한국산 부품이 들어가는 크랩 자주곡사포를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수출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 부품을 제공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승인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했다고 비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 진영에서 한국을 향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압박이 커져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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