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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16일 기준 호가 33억2000만원에 매매 매물이 올라왔다. 이달 초만 해도 같은 평형 비슷한 층수 호가가 30억원 안팎을 오가던 것이 갑자기 3억원이 넘게 오른 것이다.
오 시장의 토지 거래 허가구역 지정 해제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란 취지의 발언 이후 실질적으로 토허제가 해제된 상황은 아니지만, 조만간 절차를 밟아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장에선 벌써부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치동의 A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해외 거주 중이거나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서 정말 토허제가 풀리냐며 갭투자 매물이 있는지 묻는 문의를 몇 건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도 토허제가 풀리면 대치 은마아파트나 잠실 주공5단지와 같은 재건축 단지에 갭투자가 많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토허제가 풀리면 아파트 노후도가 높아 실거주를 꺼렸거나 타지역이나 해외 거주로 실거주를 할 수 없었던 수요자들의 갭투자가 몰릴 수 있어서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토허제가 해제되면 강남·잠실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단기적으로 매수 대기 수요가 유입되며 거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압구정 현대, 대치 은마, 잠실주공5단지 등에서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그동안 반포, 역삼 일부 지역에 투자 수요가 몰리며 급격한 가격 상승을 부추긴 이른바 풍선효과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토허제에서 빗겨간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전용 84㎡ 기준으로 2020년 30억원 수준으로 거래되던 것이 지난해 12월 53억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며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같은 기간 토허제로 묶인 지역인 강남구 대치동 대장 아파트인 래미안 대치팰리스가 35% 상승한데 비해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는 두 배가 넘는 77% 상승했다.
일각에선 토허제 해제로 투기 수요가 몰려 강남 일대 집값이 전반적으로 급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상황과 맞물려 어느 정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것이라고 진단했다.
송 대표는 “토허제로 분산됐던 수요가 강남·잠실로 유입될 수는 있지만 금리 부담과 대출 규제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효과는 거래량 증가가 먼저 나타난 후 점진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간 급등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금리 인하나 추가적인 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상승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현재 매수심리가 위축돼 있고 대출규제가 강력하기 때문에 토허제를 푼다고 해서 나타나는 부정적 영향이나 큰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