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의대증원 집행정지 행정소송, 각하 가능성 높다"

성주원 기자I 2024.03.14 17:12:35

의료대란 법적쟁점 ②집행정지 처분 적용
14일 신현영 의원실 주최 간담회서 토론
"행정소송 대상 '처분' 아니고 원고 적격 없어"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전국 33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사건 심문기일이 14일 열렸다. 의대 교수협의회는 복지부 장관에게 고등교육법상 대학교 입학 정원을 결정할 권한이 없으므로 의대 정원 2000명을 늘리는 결정이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의대 증원이 행정소송 대상의 처분 요건이 될지 △의대 교수들이 원고 적격성이 있는지 △의대 증원이 고등교육법을 위반했는지 등이 쟁점이다.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 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이 행정소송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고 의대 교수들은 원고 적격성도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내놨다.

검사 출신 임무영 변호사(임무영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의료대란 관련 법적쟁점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간담회에서 “아직 정부의 증원 처분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행정지를 할 행정행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의대 교수협의회 측의 집행정지신청은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또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 원고 적격은 교육의 부실화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 의대 증원의 대상인 수험생들, 혹은 적어도 의대 재학생들로 봐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의대 교수가 주체가 된 집행정지신청은 원고 적격이 없어서 각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을 교육부 장관이 결정해야 한다는 등의 논란은, 아직 증원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의의 필요가 없는 사소한 시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위원(법률사무소 헤아림 변호사)도 임 변호사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 변호사는 “행정소송 제기를 하기위해서는 법적요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원고 적격이 있는지’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인지’ 2가지가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고 적격 판단을 받기 위해서는 법률상 이익설이라고 해서 그 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직접적 구체적 대상이어야 한다”며 “의대 교수 등 교원의 경우 원고 적격이 있을지에 대해 소극적으로 판단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의대 증원 계획을 행정소송 대상인 처분으로 볼지 여부와 관련해서 “처분성을 조금 엄격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의사 정원을 늘린다거나 어떤 정책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처분성도 인정을 받기는 조금 어려워 보인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이 개최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대란 관련 법적쟁점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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