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남 조민정 기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차세대 2나노 공정에서 수주를 본격화하고 있다. 파운드리와 메모리, 패키지 역량을 모두 가진 ‘종합반도체 기업’의 강점을 등에 업고 고객사 요구에 맞춘 턴키(Turn Key·일괄 생산) 서비스를 내세워, 파운드리 1위 TSMC를 추격하겠다는 복안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의 확대는 반도체 성장을 촉진 시킬 것”이라며 “(AI 시대 들어 성능이 좋은) 고가의 칩이 대량으로 필요한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를 칩으로 실현하는 특색 있는 턴키 고객사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문 파운드리인 TSMC와 달리 종합반도체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가 삼성 통합 솔루션을 활용하면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지 업체를 각각 접촉할 때보다 생산 기간을 약 20%는 단축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솔루션(DSP), 설계자산(IP), 설계자동화툴(EDA), 테스트·패키징(OSAT) 등의 파트너들과 함께 파운드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테면 삼성 파운드리가 확보한 IP는 5300여개다. 길지 않은 7년 업력을 감안하면 큰 성장이라는 평가다. 최시영 사장은 “(AI 반도체) 솔루션을 완전 통합하는 건 세계에서 삼성 단 하나뿐”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밝힌 일본 AI업체 프리퍼드 네트웍스(PFN)의 2나노(SF2) 기반 AI 가속기 반도체 수주 역시 턴키 경쟁력이 한몫했다. 국내 DSP업체 가온칩스와 협력해 수주한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 수주업체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2나노 공정은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가 선두 TSMC를 따라잡기 위한 ‘승부처’로 꼽힌다. 현재 3나노 칩 주문은 애플, 퀄컴, 구글, 미디어텍 등에서 TSMC로 주로 몰리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2나노부터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통해 판을 뒤집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의지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부터 GAA 기술을 도입해 축적 역량이 있다. TSMC는 2나노부터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