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앞둔 A씨에게 검찰청을 사칭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 속 ‘검사’는 수사 협조와 자산 보호를 명목으로 원격제어 앱 설치와 신규 휴대폰 개통을 요구했다. A씨는 불안한 마음에 전화 속 검사가 불러준 ‘안전계좌’로 송금을 시도했다.
A씨가 이체를 시도하는 순간 B은행은 이체를 중단하고 A씨에게 상황을 알렸다.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인공지능(AI) 플랫폼이 보유한 ‘ASAP’이 타 은행, 경찰청, 통신사 정보를 종합해 ‘안전계좌’가 범죄에 활용되고 있다고 판단한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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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통신사·수사기관의 정보 공유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 4일 ASAP을 통해 각각이 보유한 보이스피싱 의심정보를 신속히 주고 받아 계좌정지, 통신차단, 범인검거 등 다양한 활동에 활용토록 하는 내용의 ‘통신사기 피해환급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법 시행 직후부터 통신사들은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 등 100여건의 정보를 ASAP에 공유하기 시작했으며 관련 기관들은 이를 이상 금융거래 탐지 시스템(FDS)과 연계해 대응하고 있다. 이달부터 은행이 가진 금융정보뿐 아니라 통신사와 수사기관이 확보한 정보도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위는 보이스피싱 뿐만 아니라 마약, 불법도박 등 각종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대포통장에 대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위해 추가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2차 보이스피싱 근절 협의회’에서도 법무부·국세청·경찰청 등과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신규 대포계좌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ASAP의 가장 큰 의의는 그간 서로 단절돼 있던 금융·수사·통신 분야가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방식을 통해 실질적으로 협업하게 됐다는 것”이라며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점검과 제도개선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부처·기관·업권 간 협업의 깊이를 더해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금융범죄 피해를 줄여 나가겠다”며 금융권을 비롯한 관계기관의 적극 협력을 당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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