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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저 지지율 치닫는 尹…콘크리트층도 등 돌리나

김기덕 기자I 2024.09.03 16:30:41

각종 여론조사서 지지율 최저치 근접
의료 대란·역사관 논란 등 부정 평가
대통령실 “개혁 험난해도 반드시 추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에 근접했다. 최근 의료 대란, 주요 참모진 인사 논란, 국회와의 불협치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집권 3년 차를 맞아 연금·의료 개혁 등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국정 수행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근접하면서 강성 보수 지지층인 ‘콘크리트 지지층’마저 떠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 제공.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9.6%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보다 0.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달 중순 이후 3주 연속 하락세다. 해당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간 것은 취임 후 최저치(29.3%)를 기록했던 2022년 8월 첫째 주 이후 2년만이다.(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 대상, 무선 97%·유선 3%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기간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66.7%로 8월 둘째 주 이후 3주 연속 상승했다. 특이한 점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핵심 국정과제 및 추진 성과를 발표했던 국정브리핑을 진행한 이후 지지율이 되레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리얼미터의 일간 평가 지표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28일(긍정평가 29.4%·부정평가 68%) △29일(30.4%·66.2%) △30일(28.3%·67.5%)로 대국민 국정브리핑·기자회견을 진행한 이후 긍정 평가는 줄고, 부정 평가는 늘었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조사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도 23%(8월 마지막 주)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한국갤럽이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한 결과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의 참조)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0
지지율 하락이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최근 의료 대란이 꼽힌다. 올 들어 윤 대통령이 26년 만에 의대정원 증원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의료 개혁을 추진하면서 일선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전공의의 집단 파업 사태로 응급실 뺑뺑이 등이 나타나면서 추석을 앞두고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주장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설로 당정 간 불협화음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부정 평가 요인은 또 있다. 일각에서 뉴라이트·친일 인사로 주장하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계기로 반쪽 광복절 경축식 논란, 야권이 반대하는 김문수 노동부 장관 임명, 민주화 이후 최초 국회 개원식 불참 등 여소야대 정국 상황에서 협치나 소통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선 아직 집권 전환점도 돌지 않는 윤 대통령이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질 경우 ‘조기 레임덕’(권력 누수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보면 의료 개혁 등 국정 개혁과제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들의 신뢰가 없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권한은 있지만 실제로 정책 수행이 어려운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면서 “전면적으로 국정 운영 기조를 혁신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현장과 괴리감이 큰 정책도 세밀하게 살피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낮은 지지율에 고민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개혁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지지율이 20%대인 가장 저조한 상황에서 시작을 했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서 저항이 예상되지만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4대 개혁을 비롯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옳은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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