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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장중 1320원 선을 터치한 것은 올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오후에 오름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330원 선을 기록한 것도 올해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전 고점(1377.2원)이 불과 2주 전인 이달 8일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최근 환율 하락폭이 얼마나 가팔랐는지 알 수 있다.
원화 강세, 달러 약세의 흐름이 이처럼 빠르게 진행된 이유는 미 경기 침체 우려 완화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 때문이다. 경기 우려가 걷히면서 시장이 안정되는 가운데 연준이 오는 9월 최소 25bp(1bp= 0.01%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확실시되면서 외환 시장이 달러화 약세와 한미간 금리 차 축소 전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금통위 당시만 해도 1380원 선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던 환율 레벨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한은의 부담도 한 가지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동안 고환율이 물가와 금융 안정에 위험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환율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결정에) 환율은 크게 보지 않을 것 같다”며 “금리를 인하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과 가계 부채 증가세는 여전히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다. 기준금리가 제한적인 수준일 때도 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했던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금리 인하 신호에 과도하게 반응할 수 있어 이번 금통위에서도 이를 경계하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