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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직폭행은 검사나 경찰 등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해 피의자 등을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특정한 사고가 없을 경우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로 전과기록에 남지 않는다. 선고유예로 A씨는 사실상 퇴직을 면하게 됐다. 공무원은 금고 이상 형을 받을 시 당연퇴직 처분을 받는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피해자에게 3700만원을 지급해 합의했고, 피해자가 더 이상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20년 넘게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다수 표창을 받는 등 성실히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인권을 수호하고 보장해야 할 경찰공무원임에도 직무 집행 중 피해자를 폭행하고 인신구속에 관한 직권을 남용해 불법으로 감금했다”며 “피고인이 저지른 각 범행은 형사사법의 공정성 및 적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로 23년차 경찰관인 A씨는 2014년 10월 7일 오전 8시 11분쯤 서울 영등포구 한 파출소 앞에서 피해자 B(43)씨를 제지하던 중 가슴을 밀고, 함께 있던 다른 경찰과 양팔을 몸 뒤로 꺾어 제압했다. 당시 B씨가 지인과 다툼이 있어 출동한 상황이었지만 시비가 종료된 시점이었다.
B씨가 체포에 응하지 않자 A씨는 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B씨를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해 파출소로 연행 후 감금했다. B씨는 석방될 때까지 수갑을 찬 상태로 약 2시간 48분 동안 감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B씨가 당시 술에 취해 먼저 욕설을 하고 도발했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경찰관으로서 피해자를 체포하고 감금한 행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해 8월 10일 A씨에게 징역 8월 및 자격정지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 보호를 주요 사명으로 하는 경찰관으로서 국민의 인권에 관한 형사법 절차를 준수해야 할 책임을 저버렸다”며 “피해자를 체포하고 감금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