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참여할 500가구를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12일간 공개 모집한다. 올해 첫 시행하는 이 사업은 1단계로 중위소득 50% 이하 500가구를 선정하고, 내년에는 2단계로 중위소득 50~85% 300가구를 추가로 선정한다.
|
이에 시는 시범사업을 통해 기준 중위소득 85%(소득 하위 약 33%) 이하에 속하면서 별도로 재산 기준을 3억2600만 원 이하로 설정, 총 800가구를 지원집단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예컨대 월 소득이 0원인 1인가구의 경우 기준 중위소득 85%(165만3000원) 대비 가구소득 부족분(165만3000원-0원)의 절반인 82만7000원(월 기준)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기 때문에 실제 월 수입이 적거나 아예 없을 경우에도 수급자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이유로 안심소득은 소득과 재산을 별도로 분리하고, 사회형평성을 고려해 최소한의 재산 기준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
문제는 올해와 내년 시범사업을 진행할 때 비교집단 1600가구를 별도로 선정해야 하는데 이들 중 일부는 실험 도중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험집단 800가구와 유사한 재산·소득 수준 등을 가진 비교집단을 별도로 설정해 안심소득 전후 효과를 비교·분석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지만, 이들은 기존 복지제도를 적용받기 때문에 시범사업에 참여할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는 비교집단에 적정선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시 관계자는 “비교집단이 실험 도중 이탈하더라도 다시 구성원을 모집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이를 감안해 안심소득 지급 대상자의 2배나 많게 비교집단 인원을 정했다”며 “이미 독일 베를린에서는 비교집단 조사나 인터뷰를 진행할 경우 30EUR(유로)를 준다고 들었는데 그것보다는 더 높은 수준의 상품권이나 현금 지급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5년간의 안심소득 실험·검증 이후 복지정책으로 채택할지 고려할 예정이다. 물론 서울시의회의 동의는 물론 기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권과 중앙정부의 동의도 필수다. 시는 서울시민 전체에 안심소득을 도입할 경우 연간 예산을 약 8조6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 보건복지, 노동 분야 예산은 전체 예산의 30%가 넘을 정도로 충분히 많기 때문에 기본 복지제도 틀을 수정하면, 과도한 증세 없이 안심소득을 전국적으로 시행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또 “아무런 조건 없이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노동손실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 제도는 취약계층을 하후상박으로 집중 지원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