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어찌할꼬'…2년 만의 오프라인 CES ‘찬물’

신중섭 기자I 2021.12.06 18:11:28

CES주최 "상황따라 행사 계획·방역 수칙 조정”
자가격리 기간 등 정부 방역수칙 강화 변수
재계, 출장 인력 최소화 검토 등 대응 나서
총수 참석 불투명..악화 시 전시회 연기 전망도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산업의 대축제인 ‘CES 2022’가 복병을 만났다. 2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를 열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됐지만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신이 큰 변수로 떠올랐다. 참관 기업들은 이미 출장 인원 최소화에 나섰고 상황 악화 시 행사 자체의 연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0’이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관람객들이 가득하다. (사진=연합뉴스)
◇‘오미크론’ 확산에 2년 만의 오프라인 CES ‘찬물’

6일 업계에 따르면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내년 1월5일(현지 시간)부터 8일까지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CES 2022’을 개최한다.

CES는 독일 베를린 ‘IFA’,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와 함께 세계 3대 가전·IT 전시회로 불린다. 올해 초 열린 ‘CES 2021’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만 진행됐으나 최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과 함께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도 개최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뜨거웠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최첨단 기술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행사 한 달을 앞두고 오미크론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업계 분위기는 ‘케이오스(혼란)’다. 오미크론 여파에 CES 출장 기간 동안 각국 정부가 방역 조치를 강화하며 해외 출입국 시 격리 기간을 둘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기업들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자제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방역당국은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모든 국가·지역에서 들어오는 해외 입국자에 대해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일간 격리조치하기로 했다. 미국의 경우 출국 전 72시간 이내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이를 24시간 이내로 강화했다. 입국 후 별도 검사나 격리 조치는 아직까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양국 모두 확산세에 따라 방역 조치를 연장하거나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CES 주최 측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CTA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미크론 확산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오미크론의 영향을 결정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 행사 계획 및 방역 수칙을 조정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행사 참가인원 조정 검토…전시회 연기 전망도

CES 2022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국내 기업들도 오미크론 확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파견 인력 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미크론 확산이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 아직까진 행사 기간에 적용되는 새 방역수칙이 나오지 않은 만큼 대체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지만, 직원 안전과 자가격리에 따른 업무 공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수백 명의 인력을 CES에 파견하려고 했지만 현재 인력 축소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강화된 사내 방역 지침을 적용해 출장 자제령을 내리고 해외 출장 시 나갈 경우 사업부장의 결재를 받도록 했다. 행사 개최가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CES 출장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도 조만간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오프라인 행사장에 키오스크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활용한 체험부스를 꾸리기로 하면서 출장인력을 최소화했다. 최근의 전시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설명이지만 향후 코로나19 확산의 불확실성도 고려한 판단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현대차그룹·SK그룹 등 다른 국내 기업들도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주시하며 출장 인력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총수들의 CES 참관도 불투명하다. 당초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 경영진들이 CES 2022를 찾을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 경우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미크론 상황이 악화하더라도 기업들이 전시 자체를 취소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시 계약 취소 절차가 다소 복잡한 데다 이미 행사준비를 상당수 마친 상황에서 참가 자체를 취소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TA에 따르면 CES 2022에는 현재 기준 1800여 개의 기업이 참가할 계획이다.

최악의 경우 CTA가 행사 일정 자체를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해 2월 세계 최대 모바일쇼인 MWC2020는 개막을 2주 앞두고 취소된 바 있으며 올해 개최된 MWC2021은 2월 개최에서 6월로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CTA가 CES2022 일정 자체를 연기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아직까지 오미크론의 영향을 결정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 행사 계획 및 방역 수칙을 조정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사진=CES 홈페이지 캡처)


CES 2022

- 삼성전자 CES 출장자 20여명 확진…전세기로 귀국 후 격리 - CES 빛낸 삼성 '더 프리스타일'…11일부터 예약판매 실시 - 숭실대 GTEP사업단, IT·가전 전시회 ‘CES 2022’ 참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