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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3월 13일부터 정유사의 석유제품 공급가격에 상한을 설정하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최초 보통휘발유 공급가격 상한은 L당 1724원으로, 시행 이틀 전인 3월 11일 정유사 평균 공급가격(1833원)보다 109원 낮게 책정됐다. 이후 3월 27일 1934원으로 210원 인상됐으며, 6월 27일에는 1784원으로 150원 인하됐다. 해당 상한은 10차까지 유지됐다.
산업연구원은 최고가격제가 실제 주유소 판매가격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의 2023년 1월부터 올해 9월 16일까지 일별 가격자료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올해 1월부터 9월 16일까지 매일 보통휘발유와 고급휘발유를 모두 판매한 주유소 1512곳을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에는 동일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두 유종의 가격 변화를 비교하는 이중차분법(DID)이 활용됐다. 고급휘발유는 국제유가와 환율 등 공통적인 비용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최고가격제의 직접적인 규제 대상에서는 제외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 결과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보통휘발유의 상대가격은 세 정책 구간 모두에서 하락했다. 3월 13~26일에는 L당 45.75원, 3월 27일~6월 26일에는 165.51원, 6월 27일~9월 16일에는 239.48원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세 구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 다만 이는 실제 보통휘발유 판매가격이 제도 시행 이전보다 해당 금액만큼 하락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고급휘발유의 가격 변화를 비교 기준으로 삼아 최고가격제가 없었을 경우와 비교한 상대적인 가격 하락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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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세종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세종은 2~6차(3월 27일~6월 26일) 구간에서 L당 201.26원, 7차 이후(6월 27일~9월 16일)에는 259.04원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제주는 같은 기간 각각 78.87원과 183.36원으로 하락폭이 가장 작았다.
연구원은 이러한 결과가 최고가격제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 가격 인상을 억제하거나, 원가 하락분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속도를 높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원은 고급휘발유 역시 수요 변화나 정유사의 가격 조정 등에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어 추정치를 최고가격제만의 순수한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제도 장기화에 따른 비용이다.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 급등기에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정유사 손실보전에 따른 정부의 재정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공급가격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면서 기업의 공급 유인이나 소비자의 에너지 절약 유인이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유류 소비량이 많은 계층에 가격 안정 혜택이 상대적으로 크게 돌아갈 수 있어 정책 수혜의 형평성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연구원은 최고가격제를 일률적으로 유지하거나 종료하기보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원·달러 환율, 공급가격 상한의 실제 규제 효과, 소매가격 반영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규제 축소 과정에서 취약가계와 필수 운송 분야에 대한 선별적인 지원을 병행하고, 유류세 조정이나 다른 지원책의 축소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도록 정책 시행 시점을 조율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홍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고가격제는 급격한 유가 충격을 완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되 장기화에 따른 손실보전 부담과 공급·에너지 절약 유인의 약화, 수혜의 형평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며 “국제 제품가격과 환율, 상한의 구속력, 소매가격 전가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구전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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