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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연준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얼마나 더 올리느냐만이 아니다. 향후 긴축이 끝나더라도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부담이 계속되면 장기금리가 쉽게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 최근 채권시장에서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 주목받는 이유다.
연준 금리와 장기금리는 다르다
연준이 직접 결정하는 것은 기준금리다. 반면 10년물이나 30년물 국채금리는 시장에서 결정된다.
장기 국채금리는 쉽게 말해 ‘앞으로 기준금리가 어느 정도일 것인가’라는 예상에 ‘오랫동안 돈을 빌려주는 데 대한 추가 보상’을 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추가 보상이 기간 프리미엄이다.
가령 투자자가 30년 만기 국채를 산다면 그동안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금리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미국 정부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국채를 발행할지도 변수다. 이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는 “30년 동안 돈을 빌려주려면 이자를 더 달라”고 요구한다. 기간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두 요인이 동시에 장기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 강한 경기와 고유가 때문에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커졌고, 다른 한편에서는 재정과 국채 공급에 대한 부담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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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미국의 재정이다. 미국 정부는 약 40조달러(약 5경4668조원)의 국가부채를 안고 있는 가운데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계속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이번 주 실시된 700억달러 규모의 5년물 국채 입찰은 한 지표상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부진했다. 입찰금리는 5.033%로 2006년 이후 가장 높았다. 한 차례 입찰만으로 국채 수요가 구조적으로 약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규모 국채 공급을 시장이 어떤 금리에서 소화할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에 나선 기술기업들도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미 국채 역시 한정된 투자자금을 놓고 다른 채권들과 경쟁해야 한다. 블룸버그는 최근 글로벌 채권 매도의 배경으로 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강한 미국 경제, 정부와 기술기업의 대규모 채권 발행을 꼽았다.
블룸버그의 앨리스 안드레스 마켓츠라이브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미 국채 자체를 외면하고 있다기보다 실질금리와 기간 프리미엄을 고려해 장기채를 사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간 프리미엄 안 꺾이면 더 오를 수도
당장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열려 있다. 금리스와프 시장에는 향후 1년간 25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씩 세 차례 추가 인상이 완전히 반영됐고 네 번째 인상에 대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JP모건과 KKR 전략가들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과 대규모 정부 차입, 추가 긴축 가능성을 이유로 미 국채금리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과 기간 프리미엄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꺾이느냐다. 경기와 물가가 둔화하면 연준의 추가 긴축 기대가 약해지면서 장기금리를 끌어내릴 수 있다. 하지만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부담이 계속돼 투자자들이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한다면 연준의 긴축이 끝나더라도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
장기금리가 본격적으로 내려가려면 물가 안정과 연준의 긴축 종료뿐 아니라 미국의 재정과 국채 수급에 대한 우려도 완화돼야 한다. 반대로 고유가와 강한 경기가 이어지고 국채 공급 부담까지 커진다면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 압력은 남는다. 최근 장기금리 급등은 시장이 연준의 기준금리뿐 아니라 미국 정부에 10년, 30년 동안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얼마의 금리를 받아야 할지 다시 계산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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