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깜깜이’ 상황인데…日, 비트코인 ETF법 로드맵 공개

최훈길 기자I 2026.01.26 12:45:22

日 금융청, 연내 법안 국회 제출·논의
2028년 코인 현물 ETF 서비스 목표
노무라·SBI, 코인 ETF상품개발 추진
美 코인 ETF 시장 170조원대 급성장
韓 법안 개정·처리·시행 로드맵 없어
전문가 “해외처럼 시장 활성화 필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일본 정부가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허용하는 법안을 연내에 국회에 제출하고 2028년부터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법안 발의·처리 시점과 서비스 시행 시기가 불확실한 가운데 일본의 제도화 논의가 주목된다.

26일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일 금융청(FSA)은 연내에 국회에 이같은 금융상품거래법·투자신탁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는 디지털자산을 금융상품으로 분류하고 ETF 투자 범위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심사·처리 절차 등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 ETF는 2028년 허용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도 정비와 함께 세제 개선도 추진된다. 디지털자산 및 ETF 거래 소득에 대한 세율은 주식·펀드와 마찬가지로 일괄 20%가 될 전망이다. 현재 최고 세율 55%에서 35%포인트 가량 세율이 인하되는 것이다. 불법 유출 방지를 강화하고 ETF 운용 시 디지털자산 관련 엄격한 관리 체계를 요구하는 등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도 마련된다.

자산운용사가 디지털자산으로 운용되는 ETF를 도쿄증권거래소(TSE)에 상장하면 개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이 증권계좌를 통해 이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투자 편리·안전성 등을 고려해 일본 디지털자산 ETF 시장은 1조엔(약 9조35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자산운용, SBI글로벌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상품 개발에 나섰다.

이는 우리나라 상황과 대조적이다. 현행 우리나라의 자본시장법(제4조)에 따르면 기초자산은 △금융투자상품 △국내외 통화 △일반상품(농산물·축산물·수산물·임산물·광산물·에너지 등) 등으로 한정돼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이같은 기초자산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디지털자산 현물 ETF는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를 경우 투자 중개 상품에 현재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금융위 판단이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금융위는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 “거래 편의성 제고 등을 위해 디지털자산 현물 ETF 도입 추진”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보고했다. 다만 금융위가 디지털자산 현물 ETF 관련 법안을 언제 어떻게 처리하고 실제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닛케이는 '가상화폐 ETF, 일본에서 2028년에 해금, 자산운용의 저변 확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올해 관련 정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고 2028년부터 서비스가 시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닛케이)
현재 국회에는 디지털자산시장통합법안(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안)과 디지털자산 시장 및 산업에 관한 법률안(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안), 자본시장법 개정안(민주당 민병덕 의원안) 등이 계류돼 있다. 이들 법안 모두 공통적으로 ‘기초자산에 디지털자산을 포함하는 내용’을 포함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2024년에 승인된 뒤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골드만삭스 그룹,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등은 거래 서비스 출시와 함께 수탁, 결제, 토큰화 이니셔티브를 시험 운영하는 등 기관 대상 디지털자산 사업을 강화해 왔다.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이 결과 미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규모는 1200억달러(173조30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각론에 일부 차이가 있더라도 공통점을 보면서 시급하게 입법 논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박종백 변호사는 “박상혁 의원안은 디지털자산 기반 파생상품에 대한 불공정거래 규제를 신설한 점, 민병덕 의원안은 비교적 종합적인 개정안을 제시한 점이 특징”이라며 “법안 논의를 통해 상품이 실효성 있게 운용되고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 의장을 맡고 있는 오세진 코빗 대표는 지난 14일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위원장 김상훈)와 5대 디지털자산거래소와의 정책간담회에서 “ETF, 스테이블코인 등을 통한 다양한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 방향을 위해서는 기존 전통금융과 가상자산의 융합이 필연적으로 이뤄져 나가야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제도 개선과 입법에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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