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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상자산 프로토콜인 켈프DAO(KelpDAO)에서 발생한 보안 침해로 인해 최대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인 아베(Aave)에서 1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이탈한 지 일주일 만에, 아베 창업자와 우호적인 가상자산 프로젝트 연합이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목표는 이용자들이 자금을 인출하고 포지션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 연합은 해킹의 핵심에 있었던 rsETH의 담보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약 2억4000만달러 상당의 이더리움 토큰을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rsETH는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을 대표하도록 설계된 토큰이다. 일부 지원은 대출이나 신용공여 형태로 이뤄지며, 이번 공격으로 발생한 부족분을 상당 부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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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를 압박한 일련의 사건은 디파이 내부의 상호 연결 리스크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디파이는 투자자들이 고도로 자동화된 코드 기반 프로토콜을 통해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고, 빌리고, 빌려주는 1300억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영역이다. 인간의 개입은 최소화돼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구제 노력은 동시에 논란도 불러왔다.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가 위험한 행태를 지속시키고, 디파이가 기반으로 삼아온 탈중앙화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아베에서 압박을 받은 포지션 상당수는 이른바 ‘루핑 전략’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이용자가 수익률을 확대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자산을 빌리고 다시 예치하는 방식이다. 정상적인 시장 환경에서는 담보와 청산 메커니즘을 통해 이 위험이 관리된다. 그러나 유동성이 얼어 붙으면 이러한 안전장치는 작동을 멈춘다.
디파이 대출 플랫폼 스파크(Spark)의 리스크·전략 책임자인 모넷 서플라이는 “시장을 구제하는 것은 루핑 전략을 실행한 이들이 손실 발생 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선례를 만든다”고 지적하며 “이들은 문제가 생기면 더 넓은 커뮤니티가 자신들을 구제해줄 것이라고 생각할 경우 더 큰 위험을 감수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아베랩스 대변인은 “디파이 생태계가 이용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함께 나섰다”며 “여러 네트워크와 프로토콜, 개인을 포함한 다양한 참여자들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온체인 시장의 담보 회복과 신뢰 유지를 위해 디파이 전반의 참여자들이 공조하는 모습”이라며 “이용자를 보호하고 신뢰를 지키는 것은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애초에 디파이는 이런 종류의 개입을 대체로 불필요하게 만들 시스템으로 제시됐다. 스마트계약의 냉정한 논리가 모든 대출에 초과 담보를 요구하고, 사전에 정해진 기준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청산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태는 디파이의 이념적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디파이는 스스로를 일종의 ‘반(反)월가’로 포장해왔다. “코드가 법”이며, 탈중앙화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낳았던 과잉에 대한 내장된 방어 장치라는 주장이었다. 아폴로 크립토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프라틱 칼라는 “완전한 탈중앙화라는 신기루는 버려도 된다”며 “이번 대응은 중앙화 기관이 행동하는 방식과 정확히 같다”고 말했다.
아베의 자체 스마트계약이 침해된 것은 아니었다. 아베 프로토콜은 설계대로 rsETH를 담보로 받아들였다. 다른 모든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각 rsETH 토큰이 기초 이더리움으로 1대1 뒷받침된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위기는 아베의 통제 밖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시작됐다.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널리 추정되는 해커들은 켈프DAO가 운영하는 크립토 브리지 프로토콜에서 약 3억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 이후 이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탈취 자산 대부분을 아베에 담보로 예치해 차입에 나섰다. 이 사실이 공개되자 시스템 전반의 자산 담보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고, 예치자들은 대거 자금을 빼내기 시작했다.
아베를 지원하기 위한 연합체인 ‘디파이 유나이티드(DeFi United)’는 아베DAO와 바이비트가 지원하는 네트워크인 맨틀(Mantle) 등으로부터 자금 지원 약속을 받았다. 아베 창업자인 스타니 쿨레초프도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아베의 총자산은 JP모건체이스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디파이 내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워낙 커 문제가 빠르게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토큰터미널(Token Terminal)에 따르면 아베는 디파이 대출시장의 약 60%를 차지한다. 아베의 금리, 담보 기준, 가격 피드는 수십 개의 다른 프로토콜에 내장돼 있다.
그 결과 해커들이 훔친 가상자산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플랫폼들까지 타격을 입었다. 디파이 산업에서 자산 규모를 측정하는 핵심 지표인 총예치자산(TVL)은 아베 사태 이후 다른 디파이 프로토콜 전반에서 최대 160억달러 급감했다. 디파이라마 데이터에 따르면 모포(Morpho)와 맨틀 같은 프로젝트도 대규모 자금 유출을 겪었다. 아베는 맨틀 블록체인에서 지배적인 대출 프로토콜로, 맨틀 TVL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웨이브스 디지털 애셋의 국제 포트폴리오 관리 책임자 라지브 소니는 “구제금융이 없었다면 손실은 예치자들 사이에 분산됐을 것이고, 지금까지 우리가 본 100억달러보다 훨씬 더 큰 뱅크런을 촉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파는 디파이 대출을 훨씬 넘어섰다. 아베와 연결된 여러 프로젝트가 혼란을 겪었다. 제안된 구제책의 성패가 부분적으로 이더리움 가격에 달려 있는 만큼, 아베와 그 지지자들은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 노력이 신뢰 회복에 실패할 경우 디파이에서 자금 유출이 재개돼 다른 프로젝트까지 불안정해질 위험이 있다.
아폴로 크립토의 칼라는 “지금 서두르는 이유는 특히 현 단계에서 가상자산시장이 하락할 경우 전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더리움이 10~15% 하락하면 상황은 매우 빠르게 훨씬 악화되면서 많은 포지션이 그대로 청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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