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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흔히 차량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급가속 현상 대부분이 오조작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교통사고 조사를 16년간 맡았던 박성지 대전보건대 교수는 급발진 의심 사고가 △페달 오조작 △가속케이블 고착 △가속페달과 플로어매트 간섭 △연료계통·브레이크계통 고장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발생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차량 고장이든 교란이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차는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며 “차의 결함과 무관하게 ‘휴먼 에러(사람의 오류)’가 발생했을 때 큰 사고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밟고 있는 것이 가속 페달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자동차 브레이크는 유압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고장이 나도 감속하게 되어 있다”며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을 통해 제동 신호와 가속 신호를 동시에 보내면 제동 신호가 우선하는 기본 원리를 거듭 설명했다.
이 교수는 “차량을 운전하다가 본인이 의도한 바와 다르게 가속하면 ‘급발진이네’라고 믿는다”며 “지금까지 일어난 급발진 추정 사고 대부분이 페달 오조작이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가 과학적 근거 없이 ‘급발진’ 의심 주장을 펼치는 것에 대해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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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R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전 세계에서 수만 건 이상의 교통사고 분석에 활용 중인 법적 신뢰성을 확보한 장치이고 전용 장비로 추출 및 암호화하므로 조작이 불가하다”며 “EDR에 더 많은 저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항목을 추가하는 기준 개정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 EDR 장비 공개에 대한 입법도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차량 급가속 현상이 발생할 경우 전문가들은 양발로 브레이크를 꾹 누르는 ‘풀 브레이킹’을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호근 교수는 “페달 오인 시에도 한 발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해도, 다른 발로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치면 브레이크가 우선해 작동하므로 차량이 감속해 충돌 시 속력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