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는 중국 과학출판사가 출간한 ‘동북고대민족역사편년총서’ 5권을 분석 한 결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됐다고 13일 밝혔다.
장웨이궁 중국 창춘사범대 교수의 주도로 출간한 편년총서는 중국 정부가 기금을 지원했으며 중국 연호를 중심으로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고 한국 사료보다 중국사료를 중시해 제작됐다.
특히 부여에서 갈라져 나온 고구려와 백제,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 발해의 영토를 차지한 거란의 역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켜 10년 전 공식 종료한 동북공정의 연장선이란 지적이 나온다.
편년총서에는 중국 학계에서는 처음으로 백제의 역사가 초기부터 중국사라는 주장이 나왔다. 장웨이궁 교수는 ‘백제역사편년’에서 “백제 멸망 이후 당 왕조는 웅진도독부를 설치했고, 백제 유민 상당수가 중국으로 이주했으므로 백제사와 중국사는 엄밀히 나눌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기원전 2세기부터 4세기 중엽까지 한강 유역은 중원 왕조의 소유였다”며 “백제가 4세기 중엽 한강 유역으로 주무대를 이동했어도 백제가 중국사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발해역사편년에서는 잡편이라는 장을 추가해 관련 자료를 서술했고, 발해·중국 중원 왕조·일본·신라·고려 순으로 연호를 나열한 ‘발해 연호 대조표’를 부록으로 실었다.
이 교수는 “중국 연호와 신라 연호 사이에 일본 연호를 배치해 의도적으로 발해와 신라 역사를 분리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국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거란의 역사가 편년총서로 출간된 것과 관련, “발해가 멸망한 뒤 부흥운동이 일어났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거란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다고 본 것 같다”며 “거란역사편년에서 거란이 가장 강성했던 10∼12세기 요나라 역사는 거의 다루지 않고 고대사에만 집중한 점도 이상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편년총서는 중국에서 동북아 역사를 공부하는 학자들이 공부할 때 보는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각종 교양서가 출간되고, 역사 드라마가 제작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