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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담합에 가담한 7개사는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에 공급하는 석유화학 제품 8개 품목의 가격 변동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대상은 폴리염화비닐(PVC),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하이포 등 검찰이 발표한 담합 규모는 16조 3961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담합은 주로 업체별 팀장급 모임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관계자들이 품목별 가격 조정 시기와 폭을 정하면 각 업체가 거래처를 상대로 합의 내용을 관철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이들이 담합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격 인상 공문을 보내는 순서까지 사전에 정했다고 밝혔다.
구매입찰로 제품을 조달하는 대형 거래처를 상대로는 낙찰업체와 투찰가격을 미리 합의한 혐의도 적용됐다. 각 사의 기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공동으로 결정한 가격을 거래에 반영하려 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일부 피고인에게는 경쟁사의 고객사를 상대로 영업을 제한하기로 합의한 혐의도 제기됐다.
검찰은 담합이 실무자 차원을 넘어 회사별 보고체계에 따라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전·현직 대표이사 등 고위 임원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담당자가 바뀌면 후임자를 경쟁업체에 소개해 담합이 이어지도록 했고, 일부 업체는 경쟁사 관계자들과의 모임을 전담하는 연락책도 별도로 지정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정부의 원재료 구입 지원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일부 업체가 담합을 지속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검찰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미·이란 전쟁 이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자 올해 4~6월 일부 석유화학사에 관련 품목의 생산 안정을 위한 국고 약 1465억원을 지원했다. 검찰은 일부 업체가 경제 위기를 손익 개선의 기회로 활용하며 가격 담합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담합 대상 제품은 건설·반도체·전기전자·수처리 등 여러 산업에 쓰이는 기초소재다. PVC는 파이프와 창틀, 전선피복 등에 사용되고, 가소제는 PVC의 유연성을 높이는 첨가제다. 에피클로로히드린(ECH)는 반도체 패키징 소재와 인쇄회로기판 등에 쓰이는 에폭시 수지의 원료다. 검찰은 원재료 가격 상승이 관련 기업의 제조원가를 높이고 최종 제품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됐다고 판단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8월 5일 업체 7곳과 관련자 약 80명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고위 임원 8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2명에 대해서만 발부됐다. 나머지 6명의 영장은 증거가 대부분 수집됐고 증거인멸 우려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됐다.
검찰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업체 7곳과 개인 37명에 대한 고발을 요청해 고발장을 접수한 뒤 이번 기소에 나섰다”며 “향후 공소유지와 함께 유관기관과 협력해 생활 필수품과 기초소재 분야의 담합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