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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39) 오하이오 상원 의원을 지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트루스 계정을 통해 “오랜 숙고와 고민 끝에, 미국 부통령직을 맡기엔 오하이오주의 J.D. 밴스 상원의원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밴스 의원은 정치 신인으로, 그를 수식하는 대표적 키워드는 ‘흙수저’ ‘30대’ ‘해병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밴스에 대해 “기술과 금융 분야에서 매우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으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 미국 노동자와 농민들을 위한 옹호자라고 믿는다”고 소개했다. 트럼프는 또 밴스의 저서인 ‘힐빌리 엘레지(Hillbilly Elegy)’를 언급하며 “열심히 일하는 미국의 남녀를 옹호하는 내용으로 주요 베스트셀러이자 영화로도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힐빌리 엘레지’(시골 촌뜨기의 슬픈노래)는 가난한 백인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성공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밴스는 러스트벨트(미국 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업지대)로 불리는 오하이오에서 이혼한 부모를 떠나 할머니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역경을 딛고 변호사와 기업가로 성공했다. 이후 상원의원 자리까지 오르며 백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젊은 부통령 후보란 이미지도 젊은 유권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39세인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나이 차이가 무려 39세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고령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젊은 러닝메이트를 지명함으로써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와 40년 가까운 나이 차가 나는 밴스 의원은 주요 정당의 후보로 뽑힌 최초의 밀레니얼 세대라는 점에서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가 대학을 가기 위해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5년간 복무하는 등 강인한 이미지를 부각한 것도 미 공화당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요인이다. 밴스는 제대 후 제대군인 복지혜택을 받아 오하이오 주립대학교를 2년 만에 수석 졸업했다. 이후 예일대 로스쿨에서 예일 법률저널 편집장, 예일 재향군인회 회장을 지내는 등 보수층의 지지를 받기에 충분한 이력을 지녔다. 다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이미지여서 중도 유권자들을 끌어모으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밴스 의원은 이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이슈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을 밝혀왔다.
밴스 의원이 처음부터 트럼프 옹호론자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16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미국의 히틀러’ ‘문화적 헤로인’이라고 부르면서 노골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러다 2022년 상원선거에서 ‘2020년 대선이 도난 당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전적으로 수용하면서 트럼프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과 무역에 관한 강경 우파메시지를 받아들였고, 이후에도 의회와 TV 출연에서 트럼프를 계속 지지하며 최고 옹호자로 급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