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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정책처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국경제 진단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정책현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계와 금융당국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경제 전망을 바탕으로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세수입이 부족해 지출 여력이 떨어지고, 국가부채도 상당한 상황에서 정부 재정 역할에 대해 토론했다. 최근 성장에 대한 정부 기여도가 민간 기여도보다 낮은 상황에서 정부 재정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장기적 재정 안정을 위해 건전재정 기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진익 예정처 경제분석국장은 “정부의 기조는 정책적 개입 없이 대외 수요가 회복돼 국내 수요 증가를 견인해주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라며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로 합계출산율이 하락 추세고, 취업자수 증가율도 지난해를 정점으로 계속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한다면 평균적 노동생산성이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을지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국장은 이어 “최근 한국 경제는 저점을 지나 회복 국면으로 진입한 듯 보이지만, 민간부분 자력에 의존한 경제회복 동력은 크지 않다”라며 “인구구조 변화, 기후변화 등에 대응해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개입이 계속돼야 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도 “긴축 기조가 있을 때 재정을 확장해 대응하는 게 정석인데, 경기대응에 대한 기조적 정책 전환이 부재했다고 본다”라며 “세수가 부족하고 재정수지가 적자가 되고 지출을 억제하며 경기 위축과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지금과 같이 경제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책당국이 군불을 때 온기를 느끼게 하는 정책을 펴 왔는데 지금은 그런 게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봄은 왔지만 봄이 느껴지지 않는 ‘춘래불사춘’이 내년을 맞는 지금 느끼는 전망”이라고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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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부가 아직 제대로 된 ‘재정건전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 관리재정수지가 92조원 적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9%인데, 과거에는 경제 위기가 닥쳤을 경우에나 3%가 넘는 적자가 있었다”라며 “정부는 건전기조를 내세웠지만 실제 (예산) 편성은 확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30년 뒤 국가 부도를 걱정하지 않으려면 현재 건전재정 기조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지금처럼 힘든 상황에서는 취약계층 보호와 단기적 경기 대응은 필요하지만, 지원이 필요한 대상을 선정하고 선별적으로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저성장 구조에서는 통화정책을 통한 대응보다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홍경식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장은 “중앙은행 입장에서 피부에 와닿는 중장기 리스크는 ‘수도권 집중 문제’로, 결국 주택가격 급등과 가계부채 급증과도 연결된다”라며 “소득불평등과 자산불평등도 더 심하게 만들어 통화정책 여력을 축소하고 유동성을 저하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홍 국장은 “수도권 집중과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물가도 자극하지 않는 수준의 중립금리가 하락하고, 통화정책의 경기 대응 여력이 축소할 수밖에 없다”라며 “생산성 제고나 문제 해결을 위해 구조개혁과 구조조정을 위한 장기간 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