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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정치·금리 '3중 악재'…워시, 연준 의장 인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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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4.21 10:15:56

재산·이해충돌 의혹에 민주당 집중 포화 예고
공화당 틸리스 반대로 5월15일 전 취임 어려워
금리 인하vs연준 독립성, 상충 속 줄타기 불가피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 후보자가 21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한다. 이번 청문회는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 불투명한 재산 공개, 공화당 내부 반란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열린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 (사진=로이터)
“연준 독립성은 본연 임무 벗어날 때 위협받아”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준비 진술서에서 워시 후보자는 “통화정책 독립성은 획득하는 것이며,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나지 않음으로써 더 나은 정책이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의 독립성이 가장 큰 위협을 받는 것은 연준이 본연의 임무를 벗어나 재정·사회 정책에 개입하려 할 때”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대통령과 의원들이 금리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운영상 독립성을 특별히 위협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을 정면 비판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발언이다.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 사라 바인더 교수는 블룸버그에 “매우 이례적으로 판돈이 큰 인준 청문회”라며 “트럼프 지지층은 워시가 어떤 상황에서도 금리 인하를 약속하기를 기대하겠지만, 여야 상원의원들은 연준 독립성 수호 의지를 듣고 싶어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억달러 넘는 불투명 자산… 민주당, 이해충돌 추궁 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내부 문건에 따르면 워시 후보가 제출한 사전 재산 신고서에는 개별 투자처를 기재하지 않은 거액 보유분이 상당수 포함됐다. 그는 배우자 제인 로더와 합산해 최소 1억9200만달러(약 2826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공개됐으나, 최대 단일 투자처인 저글노트(Juggernaut) 펀드 내역은 기밀 유지 계약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저글노트는 워시 후보자가 근무한 바 있는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운용하는 펀드다. 민주당 상원 보좌진들은 이 펀드가 최근 연준 감독 대상 은행 주식을 보유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버크셔힐스뱅코프(현 비컨파이낸셜)와 인베스타홀딩이 과거 2년 사이 자체 공시에서 저글노트를 주주로 명시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연방법은 연준 관리가 감독 대상 은행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워시 후보자는 앞서 지난 17일 수정 공시를 통해 캐나다 주식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iShares) S&P/TSX 60 인덱스(XIU)’에 대해서도 인준 시 추가 매각하겠다고 약속했다. 연준 윤리 담당관은 현재로서는 적용 법령 준수 상태라고 확인했다.

정부윤리국(OGE)은 워시의 재산 신고서를 조건부 인증했다. 수십 개 보유 자산에 대해서는 매각 완료 이후에야 완전 준수 상태가 된다고 밝혔으며, 워시 후보는 인준 시 매각에 동의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로이터)
공화당 틸리스 의원 반대… 5월 15일 이전 취임 사실상 불투명

인준 청문회 최대 변수는 공화당 내부에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제롬 파월 현 의장에 대한 법무부(DOJ)의 형사 수사가 해결되기 전에는 어떤 연준 인사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DOJ는 연준 본사 25억달러(약 3조6800억원) 규모 청사 리모델링 사업 및 파월 의장의 관련 증언을 수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5일 만료된다. 틸리스 의원의 반대로 인해 워시 후보자가 그 이전에 자리를 넘겨받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를 중단할 의사가 없으며, 임기 종료 후 파월 의장이 이사 자격으로 잔류할 경우 해임을 검토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금리 인하 주장과 인플레 현실의 충돌

워시 후보자는 금리 인하론자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해부터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란 전쟁 충격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하면서 논리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은 지난해 말 3차례 금리 인하 이후 현재 동결 기조를 유지 중이다. 시장은 이르면 12월에야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15일 연준이 인하를 기다리더라도 이해한다는 발언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동의하지 않는다.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즉각 반박했다.

도이체방크의 매슈 루제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시장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강력한 지지 표명을 기대하고 있다”며 “워시 후보자가 이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거나 섣부른 금리 인하 우려를 자극할 경우 장기금리 상승이라는 역효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지난주 워싱턴에서 “정치적 압박에 의해 결정이 내려진다는 인식이 생기면 기관 신뢰성이 훼손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인준 청문회 통과 여부와 시기는 틸리스 의원의 입장 변화와 DOJ 수사 전개에 달려 있다. 워시 후보자가 금리 인하와 연준 독립성이라는 두 가지 상충된 메시지를 얼마나 능숙하게 조율하느냐도 향후 시장과 의회의 반응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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