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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곤충 ‘고소애’, 근력 유지 기능성 인정…이르면 연내 건기식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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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9.21 14: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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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고소애 가수분해물 기능성 원료 등록
효소 처리로 체내 흡수율·제품 활용도 높여
한미양행, 분말·정제·액상형 제품 개발 중
춘천 거점단지 연 최대 1000t 생산능력 확보

[세종=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식용곤충인 갈색거저리 애벌레 ‘고소애’가 근력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입한다. 노화로 줄어드는 근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을 인정받으면서다. 고소애 단백질을 활용한 제품은 이르면 올해 안에 출시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등록됐다고 21일 밝혔다. 가수분해물은 단백질을 효소 등으로 작은 펩타이드나 아미노산으로 분해한 소재다.

식용곤충인 갈색거저리 애벌레 ‘고소애’가 사육 상자 안에서 먹이를 먹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식용곤충인 갈색거저리 애벌레 ‘고소애’가 사육 상자 안에서 먹이를 먹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이번 연구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중요성이 커진 고령층의 근력 저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전체의 20%를 넘어섰으며, 노화에 따른 근육량과 근력 감소는 보행·기립 등 일상적인 신체 기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농진청은 이에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단백질 소재 개발을 이어왔다.

고소애가 2016년 3월 일반식품 원료로 등록되면서 연구 범위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로 확대됐다. 농진청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수술 후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선 고소애 분말을 섭취한 환자의 근육량 감소가 억제되고 면역세포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치료 환자에게 고소애 쉐이크를 제공한 연구에서도 단백질 섭취량과 근육량이 늘었다.

그러나 고소애를 다양한 제품으로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고소애 건조 분말은 단백질 함량이 50% 이상이지만 단백질 분자가 커 소화·흡수에 시간이 걸리고 여러 형태로 가공하기도 어려웠다. 연구진은 단백질을 작은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효소 처리 기술을 개발해 체내 흡수·활용도와 물에 녹는 성질을 높였다. 이에 적은 양으로 섭취할 수 있고 분말과 정제, 음료 등으로 제품화하기도 쉬워졌다.

고소애 가수분해물의 근력 유지 효과도 확인됐다. 농진청은 50~75세 성인 98명을 모집해 참가자와 연구자 모두 누가 원료와 위약을 먹는지 모르는 ‘이중맹검·위약대조’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중도 탈락자를 제외한 86명 가운데 시험군 44명은 하루 2그램(g)의 고소애 가수분해물을 12주간 섭취했고, 대조군 42명은 위약을 먹었다.

12주 뒤 시험군의 평균 악력은 21.4킬로그램(㎏)에서 26.8㎏으로 5.4㎏ 증가했다. 증가 폭은 대조군의 2.1배였다. 의자에 다섯 차례 앉았다 일어서는 데 걸린 시간도 7.38초에서 6.23초로 1.15초 줄어 개선 폭이 대조군의 5.2배에 달했다. 다리 근력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무릎을 펴는 힘과 굽히는 힘의 증가 폭은 대조군의 각각 7.7배와 2.3배였다.

별도의 작용기전 연구에선 고소애 가수분해물의 지표성분인 펩타이드 ‘AAPY’가 근육 단백질의 분해를 억제하고 합성을 촉진하는 경로를 활성화하는 사실도 확인했다. 전임상시험과 인체적용시험 기간 별다른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교차반응 가능성이 있어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제품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공동개발에 참여한 한미양행은 임상시험에 사용한 캡슐을 비롯해 분말과 정제, 액상 형태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근력 유지 기능을 갖춘 액상형 단백질 보충식품도 개발해 이르면 올해 안에 첫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향후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환자용 특수의료용도식품인 메디푸드에도 고소애 단백질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고소애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대량 생산 기반도 마련했다. 지난 8일 사업비 200억원을 투입한 강원 춘천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준공했다. 이곳엔 인공지능(AI) 기반 생산·유통 관리 체계와 임대형 스마트팜 33동, 원료 가공시설 등이 들어섰다. 거점단지는 연간 최대 1000톤(t)의 곤충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된 원료는 건강기능식품과 음료, 단백질 파우더, 메디푸드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정경석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의 근력 유지 기능성 원료 등록을 계기로 기업 중심의 상용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정부는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통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기반으로 생산·유통을 아우르는 산업화 생태계를 강화해 국제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남정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은 “이번 성과는 곤충이 일반식품에서 기능성 원료로 도약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민관 협력을 확대해 곤충 단백질의 기능성 원료화와 제품화를 추진하고 우리 농업 생태계의 확실한 신성장동력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식용곤충 ‘고소애’ 건조 원물과 분말·가수분해물, 이를 활용한 가공제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식용곤충 ‘고소애’ 건조 원물과 분말·가수분해물, 이를 활용한 가공제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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