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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는 순서로 대학 폐교?…무상 국립대가 ‘트리거’[교육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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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기자I 2026.09.07 14: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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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설문 결과 ‘등록금 0원’ 대학 선택에 영향
내년부턴 학생충원·재정난 사립대 폐교도 가능
2040년 학령인구 26만…대입정원 58%로 급감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국립대는 전체 신입생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사립대는 고작 1만명에게 장학금을 준다는데… ‘눈 가리고 아웅’ 아닙니까?”

지난 7월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7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학부모·학생들이 입시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7월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7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학부모·학생들이 입시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7일 전국 151개 사립대 총장들의 협의체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관계자가 토로한 불만이다.

교육부가 지역 균형 발전 장학금을 신설, 내년부터 지방국립대 신입생부터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사립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총협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지역 균형 장학금을 대학설립 유형이 아니라 학생·지역을 기준으로 재설계하라”고 촉구했다. ‘균형 발전’을 목적으로 장학금을 주려면 국립·사립을 가리지 말고 지원해달라는 얘기다.

사총협은 “같은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임에도 전액 장학금 지원 대상에서 사립대 학생만 제외한다면 이를 공정한 제도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공정성을 내세웠다. 하지만 사총협이 정말 우려하는 대목은 국립대 무상교육에 담긴 파괴력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기준 대입 정원은 4년제·전문대학을 포함해 총 44만 6305명이다. 이에 비해 대학에 입학할 만 18세 학령인구는 2031년까지 46만명을 유지하다가 2035년(38만 6730명) 40만 명대가 붕괴한다. 이어 2038년(29만 5918명)에는 30만 명대가 무너지고 2040년에는 26만 1428명으로 올해(48만 4688명) 대비 46%가 감소할 전망이다.

국내 대학은 정부가 1995년 도입한 대학설립준칙주의에 따라 양적으로 팽창했다.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대학설립을 허용해 준 탓에 이제는 대학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이 1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는 학생 선택을 받지 못한 대학은 시장 논리에 따라 줄 폐교가 예상된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사립대학 구조개선법에 따라 앞으로는 신입생 충원을 못 해 재정난이 심화하거나 교직원 임금을 체불할 경우 ‘경영 위기’ 대학으로 분류되고 교육부의 모집정지·폐교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대학가에선 2000년대부터 학령인구 감소로 결국 ‘벚꽃 피는 순서로 대학들이 문을 닫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서울에서 가장 먼 한반도 남쪽의 대학들부터 폐교가 속출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교육부의 지방국립대 무상교육은 이러한 전망을 현실화하는 ‘트리거’(사건·작동을 유발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사총협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0~24일 전국 고3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액 등록금 지원이 대학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국립대 등록금 0원’을 전제로 희망 대학을 선택하도록 하자 ‘지역 거점국립대 진학 희망’이 27.6%에서 31.9%로 4.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지역사립대 진학 희망‘은 6.6%에서 4.4%로 2.2%포인트 하락했다.

교육부는 이미 지방 거점국립대 9곳의 교육비를 서울대의 7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방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까지 시행 중이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 덕분에 거점국립대 9곳의 경쟁률·합격선은 2024학년도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40년에는 대학에 입학할 학령인구가 26만 명대로 반토막에 가깝게 급감할 전망이다. 이들이 모두 대학에 입학한다고 해도 전체 대입 정원(44만 6305명)의 58%만 채울 수 있다. 전체 대학이 입학정원을 극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수도권 대학과 국립대를 제외한 지방 사립대의 줄 폐교가 예상된다.

교육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지방 사립대까지 정부가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설된 미래 대응 기금의 일부가 고등교육에 투입되고 장기적으로는 고등교육교부금까지 논의되고 있어서다. 자칫 ’곧 문 닫을 대학에 국민 혈세를 투입한다‘는 여론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향후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투자가 확대될 텐데 모든 대학을 동일한 규모로 지원하기 어렵다”며 “사립대의 경우 정부가 다 지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발전 가능성이 있거나 건전한 대학들을 중심으로 생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방 사립대 대부분이 특성화 등으로 살길을 찾지 못하면 13년 뒤에는 폐교가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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