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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스테파닉 의원이 이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여전히 지지하느냐,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서 집단 학살을 벌이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고 트럼프 당선인의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스테파닉 의원실의 커뮤니케이션 국장인 알리 블랙은 CNN에 “스테파닉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힘을 통한 평화’ 정책 의제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모범 사례”라며 “최고 사령관으로서의 그(트럼프)의 리더십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 친(親)우크라이나 입법을 적극 옹호했던 과거 입장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사실상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앞서 스테파닉 의원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유럽)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목격했다”며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해야 하며 우리는 그들에게 탄약 및 무기 지원을 비롯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재블린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스테파닉 의원은 2022년 4월 러시아의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그는 러시아의 제재를 “명예 훈장”이라며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스테파닉 의원이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은 자칫 답변을 잘못했다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충성심이 의심을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 작업이 전적으로 충성심에 기반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 내부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여론이 회의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반이 넘도록 장기화하면서, 미 국민들 사이에선 치솟는 물가 등으로 ‘우리도 먹고 살기 힘든데, 남들 도와줄 여유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테파닉 의원도 여론을 따르게 된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실제 그는 올해 4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재정적 지원에 우려를 표하며 “남부 국경의 (불법 이민자 유입) 문제를 우선시하는 게 더 낫다”며 60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에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그가 친러시아 입장으로 돌아섰는지는 불분명하다. 스테파닉 의원은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깡패”, “전범”이라고 강력 비판했다.